경제
[유통규제 어디까지] 쇠락하는 도시 살린 대형쇼핑몰의 마법
입력 2017-03-15 16:03 
독보방 쇼핑센터 전경

프랑스 노르망디 르아브르의 남쪽 항구지역 생 니콜라스.
파리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이곳엔 창고를 일렬로 세운 듯한 모습의 '독보방(Docks Vauban) 쇼핑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19세기에 지어진 독보방 건물들은 리모델링을 통해 현대적 쇼핑몰로 옷을 갈아입으며 르아브르의 '경제 버팀목'으로 우뚝 섰다.
독보방의 역사는 1846년에서 출발한다. 선박에서 내린 물품을 보관하기 위해서 항구가 가까운 지역에 설탕, 향신료, 커피 등의 통관상품을 보관하는 창고가 대규모로 세워진 것이다. 선박 무역이 활발했을때는 이 지역에는 항상 사람들과 물건들이 넘쳐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현대세계사의 굴곡을 넘으며 항구는 서서히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고, 지역도 점차 쇠퇴해갔다. 결국 이렇게 방치되던 대규모 창고에게 재도약의 기회가 주어진다. 2004년 소리프 그룹(SORIF Group)이 옛 창고를 문화와 레저, 쇼핑이 어우러지는 복합쇼핑센터로 변신시키겠다며 르아브르 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 이후 총 7000만 유로의 공사비를 투입해 2009년 오픈했다.
이 쇼핑센터에는 유명 패션브랜드 등 100여개에 달하는 숍들이 있으며, 방문객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레스토랑들도 자리잡고 있다. 뿐만 아닌라 게임센터가 있는 오락시설과 볼링장, 그리고 크리스티앙 라크루와가 디자인한 12개관(2430석)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등 각종 편의시설들도 들어섰다.

이처럼 다양한 시설을 갖추자 점차 입소문이 나면서 한 때 쓰러져가던 항구지역은 인근 지역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핫 스팟(hot spot)으로 완벽하게 다시 태어났다. 현재 독보방의 페이스북엔 4만명 이상이 가입해있을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터브먼그룹이 2012년 3월 '시티 크릭 마스터 플랜'의 야심작으로 개점한 '시티 크릭 센터(City Creek Centre)'도 쇼핑을 통해 도시재생을 이끌어낸 대표적인 복합쇼핑몰로 정평이 나 있다.
65년동안 미국의 대표적인 쇼핑센터를 조성해온 터브먼그룹은 5년 전 솔트레이크시티에 6만5000㎡ 규모의 쇼핑몰을 입점시켰다. 솔트레이크시티 국제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시티 크릭 센터는 완전히 개방되는 채광창, 메인 스트리트의 스카이 브릿지, 벨라지오 분수가 쇼핑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시티 크릭 센터의 최대 장점은 이름이 일러주듯 개울(creek)이다. 쇼핑몰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110개의 개울(creek)이 쇼핑몰 규모보다 더 큰 공원과 연결돼 있다. 시티 크릭 센터 관계자는 "쇼핑객들은 쇼핑을 하기보다는 자연과 인접한 테마파크에 왔다는 기분이 들 정도"라고 소개했다.
2002년 동계 올림픽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해 위기감이 팽배했던 유타주(州) 솔트레이크시티에 들어선 시티 크릭 센터는 친환경적이면서도 쇼핑객의 시선을 잡는 디자인으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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