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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극한직장?"…`남성육아`까지 지원하는 P2P금융
입력 2017-03-14 17:26  | 수정 2017-03-14 18:08
P2P금융 에잇퍼센트 소속 김태경 회계사는 사내 메신저를 통해 반차를 알리고 있다 <사진제공=에잇퍼센트>

#대기업에서 P2P금융업체로 이직한 30대 후반 김태경 회계사는 요즘 육아가 즐겁다.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 졸업 등 아이들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4살, 6살 두 아이를 둔 김씨는 아들의 어린이집 졸업과 유치원 입학 전 시기에 아이를 봐주시던 장모님이 사정상 아이를 봐주지 못하자 출근 직전 반차를 신청했다.
#P2P금융업체에 재직중인 A씨는 오전 10시 출근시간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9시 출근제도를 채택하는 일반 직장의 경우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줄 선생님이 필요하지만 10시 출근이라 아침에 아이와 시간을 보낸 후 직장으로 출근할 수 있어 발걸음이 가볍다.
스타트업과 같은 작은회사들은 업무강도가 높고 복지에 취약하다는 편견을 깨고 남성육아까지 지원하는 문화가 P2P금융업체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규모의 P2P금융업체들이 대기업 등에 비해 여건이 녹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아빠를 지원하는 '모던 파더' 문화를 선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모던 파더는 '스칸디아빠' '라떼아빠'와 같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스웨덴의 아빠들과 같은 의미로 통용된다. 스웨덴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아이를 낳은 부모가 도합 480일까지 육아휴직을 쓸 수 있고 그 중 60일은 반드시 아빠가 써야 한다.
한국사회 역시 모던파더를 포함해 '육아대디, 육아빠 등' 관련 단어가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지만 공무원과 같은 일부 직업의 전유물로만 여겨지곤 했다. 업무강도가 높은 스타트업은 물론 비교적 복지혜택이 풍성한 대기업까지 현실적으로 아빠들의 육아를 배려해주는 직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P2P금융 에잇퍼센트는 남성육아가 가능하도록 자율책임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직원들은 하루 8시간 근무시간만 지킨다면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남성 직원들 역시 일과 육아를 함께 병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육아휴직 신청 방법도 출석을 공유하는 메신저에 한줄 올리며 양해를 구하면 된다.
도원우 에잇퍼센트 개발담당은 "이효진 대표가 임신 상태로 창업을 하며 겪은 고충이 있어서 회사 전반적으로 육아에 대한 배려가 있는 편"이라며 "자녀를 돌보는 동료들은 종종 탄력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플펀드 역시 '패밀리 퍼스트(Family First)'를 전면에 내세우며 출근시간을 10시로 늦추는 등 직원들의 만족감을 높이고 있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아이를 등원 시켜야 하는 입장에서 일괄적인 9시 출근제도는 워킹맘이나 워킹대디에게 큰 불편함을 초래한다"며 "출근 시간을 조정함으로서 아이도 직접 등원시켜주고, 편안한 마음으로 출근하여 업무효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테라펀딩에 재직중인 '육아홀릭' 남자직원들 역시 탄력근무제를 애용하고 있다. 테라펀딩 역시 하루 8시간 근무시간만 지키면 고정된 시간에 출퇴근할 필요가 없다.
테라펀딩 관계자는 "오전에는 엄마가 아이를 데려다주고 오후에는 아빠가 데려오는 식으로 가정에서 육아를 분담하는 남자직원들이 많다"며 "이들은 보통 7시 출근 4시퇴근, 8시 출근 5시 퇴근 등 조기퇴근제도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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