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포 표면에도 찰싹 달라붙는 바이오패치
입력 2017-03-14 15:35 
연구진이 개발한 박막 바이오 패치.

국내 연구진이 기계적 안전성이 우수하면서도 접촉성이 뛰어나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 단위 세포 수준에도 잘 달라붙는 패치 구조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로써 패치와 피부 간 신호·물질 전달이 쉽게 이뤄질 수 있어 향후 신체 진단 신뢰도나 약물 패치 성능이 올라갈 전망이다.
14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이 연구원 소속 문승언 박사와 김준수 연구원 등 국내·외 공동 연구진은 복잡하고 울퉁불퉁한 곳에도 잘 달라붙는 바이오 패치 구조체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최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
그간 과학자들은 사람 생체 표면에 달라붙는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패치를 표면에 달라붙게 하기 위해 얇게 만들다보니 기계적 안전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로 인해 막이 쉽게 찢어지거나 말려 한번 부착하면 위치를 옮기거나 떼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일회용으로만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문제점도 컸다.
이에 이번 연구진은 액체가 고체에 젖어들어가며 정밀한 접촉이 이뤄지는 현상에 착안해 고체와 고체 사이에서도 젖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같은 '젖음 현상'을 통해 문제점을 극복했다. 연구진은 기계적 안전성과 우수한 젖음성을 동시에 구현하기 위해 폴리우레탄 아크릴레이트라는 고분자 소재를 사용해 임프린트(거푸집으로 찍어내듯 만드는 공정) 기반으로 서로 다른 크기를 갖는 구조들이 공존하는 박막을 만들었다.

젖음성이 우수한 얇은 나노 박막과 젖음성은 낮지만 얇은 박막을 지탱할 수 있는 마이크로 박막을 쌓아올려 500~800마이크로미터까지 3개층 구조 박막을 만들었다. 이로써 탈부착이 쉽고 재사용이 가능한 패치가 나왔다. 특히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거칠기에도 빈틈 없는 접촉이 가능해졌다. 기계적 안전성과 접촉 성능 한계를 모두 극복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패치가 나뭇잎이나 돼지 피부 등 다양한 곡률을 지니는 표면 위에도 매우 정밀하게 접촉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사람 피부에 잘 달라붙는 패치가 나오면 양질의 생체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웨어러블 기기 보편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생산 단가를 줄이는 연구도 진행해 향후 5~10년 안에 상용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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