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제2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4일 제주4·3평화재단은 올해 평화상 수상자에 한국현대사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학자이자 한국 현대사 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커밍스 교수는 저서 '한국전쟁의 기원'과 '한국 현대사'로 제주4·3 사건을 전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이중 미국 정부의 미공개 자료와 한국 내 사료를 기반으로 한 '한국전쟁의 기원'은 한국전쟁이 발발하게 된 원인을 다각적으로 규명해 국내외에서 한국전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지침서로 인정받고 있다. 커밍스 교수는 이 책에서 제주도 인민위원회에 대해 설명며 제주4·3사건의 배경과 원인으로서 지역의 역사 문화적 공동체성을 강조했다. '한국 현대사'에서도 커밍스 교수는 4·3사건의 원인과 전개 과정을 자세하게 서술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제6회 제주4·3평화포럼에 참가해 '미국의 책임과 제주의 학살'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며 당시 미국 정부의 책임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4·3사건 당시 제주도민 수만 명이 학살당한 배경에는 미군정의 정책 실책이 자리잡고 있다"며 "역사적 진실을 찾기 위한 과정은 계속돼야 하고, 평화로운 화해를 위해 대척되는 입장에 선 생존자들이 손잡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67년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한국에 온 커밍스 교수는 이후 한국 문제에 관심을 두고 한국 현대사 연구에 몰두해왔다. 한국계 미국인인 우정은 정치학 박사와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우 박사는 미국 버지니아 스윗브라이어대학교 총장 내정자이기도 하다.
재단은 커밍스 교수의 소감을 전하며 그가 "'제주도민이 정성 들여 주는 제주4·3평화상은 특별한 명예이며, 제주4·3과 한국의 민주화에 무한한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시상식은 오는 4월 1일 제주시 한화리조트에서 열릴 예정이다. 커밍스 교수에게는 상패와 상금 5만 달러가 주어진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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