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단독] 브라질국채 올 1조3천억 `불티`
입력 2017-03-12 17:20 
브라질 국채가 무서운 속도로 팔리고 있다. 올해 들어 팔려 나간 금액만 1조원을 훌쩍 넘겼다. 연 10%가 넘는 이자수익에 절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1000만원 단위 목돈을 굴리려는 월급쟁이부터 수십억 원대 여윳돈을 넣어두려는 고액 자산가까지 인기가 높다. 특히 헤알화 가치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채권 가격이 많이 오른 점을 지적하며 "꼭지에 다다랐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헤알화 환율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헤알화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2일 매일경제신문이 올해 1월부터 1일부터 3월 9일까지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브라질 국채 판매액을 집계한 결과 1조3029억원어치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 해 동안 판매된 금액이 7500억원임을 감안하면 두 달이 조금 넘는 기간에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김재동 한국투자증권 신도림지점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원화 대비 헤알화값이 서서히 오르면서 판매량도 따라 급증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고액 자산가가 주로 찾았지만 최근에는 일반 직장인의 투자 문의도 많다"고 전했다. 브라질 국채 최저 판매금액은 대부분 1000만원이다.
현재 브라질 국채 10년물의 기대수익률은 연 10.4%다. 작년 수익률(약 70%)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저금리 시대에 이만한 수익률을 안겨주는 투자처도 흔하지 않다. 특히 절세 효과가 쏠쏠하다. 2013년 브라질 정부가 토빈세(단기성 외환 거래에 부과하는 세금)를 폐지해 이자소득, 매매차익, 환차익에 대해 한도 없이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에 민감한 고액 자산가들이 브라질 국채를 선호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경제가 이제 막 성장 궤도에 진입했기 때문에 3년 이상 장기 투자가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새 정부의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브라질 국채 몸값이 많이 오른 탓에 일각에선 "이미 꼭지"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채권 가격에 반영돼 채권 가격이 더 올라가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또 헤알화의 높은 변동성은 브라질 국채 투자의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100% 환노출 상품인 브라질 국채는 환율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서 '헤알화 투자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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