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탄핵인용] 호세프·와히드…해외 탄핵 사례 살펴보니
입력 2017-03-10 11:24  | 수정 2017-03-11 11:38

탄핵된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은 세계 정상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가장 최근 지구촌 탄핵 사례는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을 들 수 있다. 좌파 무장게릴라 출신의 호세프 대통령은 브라질 역사상 첫 여성 정상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집권 당시 최악 수준으로 추락한 경제 부패 스캔들에다가 정부회계법 위반 혐의가 불거지면서 탄핵을 당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정부회계법 위반은 호세프 대통령이 국영은행의 자금을 무단으로 사용해 실업보험과 저가주택 공급 등 사회복지사업에 사용하고 돈을 제때 상환하지 못했던 사실을 말한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관례였다고 반박했지만 탄핵흐름을 뒤집진 못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심판 개시는 2016년 5월 12일 시작됐고 같은 해 8월 31일 상원 전체회의 표결로 대통령 직에서 쫓겨났다. 직무정지부터 탄핵 최종 판결까지 3개월이 넘게 걸렸다. 브라질에서는 1992년 경제실정과 비리의혹으로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이 이미 탄핵을 당한 바 있다.
중남미 대통령의 탄핵 사례는 이뿐만 아니다.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1993년), 압달라 부카람 전 에콰도르 대통령(1997년),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전 대통령(2000년) 등이 중남미에서 탄핵이란 불명예를 쓴 전직 국가수반이다.
아시아에서는 2001년 조지프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과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다. 에스트라다는 자신 사퇴 형태로, 와히드는 표결로 대통령을 직을 끝까지 수행하지 못했다. 배우 출신인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은 당시 뇌물수수 부정부패 헌법위반 등의 혐으로 탄핵에 기소됐고, 이를 다투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면서 유혈사태에 직면하기도 했다. 결국 에스트라다는 자신 사퇴의 길을 택했다. 와히드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탄핵 직전까지 끝까지 저항했다. 자신의 거취를 결정지은 2001년7월 23일 당시 인도네시아 의회인 국민협의회 표결을 앞두고 군경에 포고령을 발표하는 등 탄핵 저지에 나섰지만 정해진 운명을 되돌리진 못했다.
미국에서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탄핵 사례가 등장한다. 하지만 탄핵이 기각되거나, 탄핵에 앞서 자진사퇴 했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에 몰렸던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자진 하야했고, 1868년 앤드류 존슨 전 대통령과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탄핵 벼랑에서 가까스로 살아돌아왔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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