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드 폭탄` 떨어진 면세점, 무슬림 등 신규고객 유치 나서
입력 2017-03-09 16:50 

서울 시내 면세점들이 비(非)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본격 나섰다.
중국과의 사드 배치 갈등이 심화되면서 '포스트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유치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무슬림을 모객하고자 이슬람권 여행사와 새 계약을 체결하거나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중동과 새로운 거래선을 뚫기 위해 적극 나섰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중동 무슬림 인바운드 여행사 2곳과 송객 계약을 최근 체결하고, 중동 현지 여행 페어에 참석해 현지 에이전트와도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보다 구매력이 30%가량 높은 중동 고객은 포스트 유커로 각광 받고 있다"며 "국내에 거주하는 무슬림 유학생과 직장인을 대상으로도 마케팅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는 중동고객을 타깃으로 63빌딩 내 상층부 고급 레스토랑 4곳에 작년 말 할랄 레스토랑 인증인 '무슬림 프렌들리'를 획득했다. 할랄 식재료를 수급하는 한편 전용 조리기구를 비치하거나 셰프 교육, 서비스 운영 가이드라인 등도 새로 도입했다. 갤러리아는 또 여의도 성모병원과의 의료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순천향대학교와 중앙대학교 병원과도 의료 협약을 진행해 중동 관광객의 '의료 관광'에도 본격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무슬림뿐 아니라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갤러리아는 현재 동남아 인바운드 여행사 79개사와 송객 계약을 완료했다. 작년 11월 대만 국제여행박람회에 참가하면서 현지 에이전트 시장 파악에도 본격 나섰다.

신세계면세점도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본격 나섰다. 신세계면세점은 에어아시아와 업무협약을 맺고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의 방한 관광객에 시동을 걸었다. 영국 SC은행과도 제휴해 통장잔고가 100만달러가 넘는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 6개국 은행 VIP들에게 신세계면세점 서울점 방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HDC신라면세점도 포스트 유커 발굴에 본격 나섰다. HDC신라면세점은 대사관, 미군기지, 기업 주재원이 인근에 밀집해 있어 지리적 강점이 높은 데다 내년 2월 평창올림픽이 개막하면 평창까지 운행하는 KTX 운행편의 영향으로 서울 시내 면세점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이에 비중국 여행사 등 거래선을 발굴하고 아이파크몰이나 인근 전자상가의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태원 등 인접 주거고객에게 혜택을 부여하거나 주한미군과 제휴해 고객선을 새로 발굴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사드 논란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수 급감으로 면세점엔 그야말로 '경고등'이 켜졌다"며 "초불확실성 속에서 관광객을 다변화해야 매출 상승 기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무슬림과 동남아 고객 유치에 시동을 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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