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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새 먹거리 `투자개발`
입력 2017-03-07 17:46  | 수정 2017-03-07 19:51
중동을 방문 중인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이 지난 5일(현지시간)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을 만나 인프라 사업 관련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 제공 = 국토교통부]
저가 수주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발주 감소로 암흑기를 보내던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투자개발형' 사업 성과가 최근 가시화하고 있어 체질이 개선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최근 가장 큰 쾌거는 터키 '1915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다. SK건설·대림산업이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최종 승인됐다. 차나칼레 프로젝트는 우리 기업들이 사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한다는 점에서 기존 해외 수주와 차별된다. SK건설과 대림산업이 사업 주체인 특수목적법인(SPC)에 자본금을 출자한 후 시공 매출과 운영 수익을 같이 거두는 구조다. 조기 착공과 공기 단축 전략을 통해 일본 경쟁사 대비 운영기간을 20개월가량 줄여서 입찰한 것이 수주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처럼 사업자가 자금을 조달하고 건설한 후 일정 기간 운영까지 맡는 것을 BOT(Build Operate Transfer) 방식이라고 한다. 초기 투자가 필요하지만 직접 사업을 기획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고 오랜 기간 고정적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임한규 SK건설 사업개발 실장(상무)는 "도급 방식 해외사업에서 탈피하고자 투자개발사업 전문 인력을 충원하고 경험을 축적했다"며 "오랜 기간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계열사 간 시너지 덕분에 최근 실적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수주 281억달러 중 투자개발형은 0.3% 수준에 불과하다. 투자개발형 사업은 위험을 무릅쓰고 사업을 발굴하려는 기업의 초기 의지가 중요하다. 그 때문에 정부 지원 역시 기업의 사업 발굴 의지를 고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취지에서 사업 발굴 단계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글로벌인프라벤처펀드를 올해 초 내놨다.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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