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을 위해 올해 안에 의료법인을 만들고 쌀 과잉문제 해결을 위해 쌀과자공장을 짓겠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7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2020년까지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위해 조직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농협이 농촌 고령화 시대에 맞춰 농업인들에게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의료법인 설립에 나서는 것이다.
김 회장은 "노인화, 고령화돼 농부병 중 퇴행성관절염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농민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며 "건강검진도 제대로 안 돼 뜻밖의 암을 발견하고 나면 굉장히 당황스러워 하지만 정작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 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 의료법인 설립을 위한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연내 설립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의료법인 설립 방식에 대해선 위탁경영이나 기부체납 등의 방식을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김 회장은 "기부체납의 경우는 공익성 있는 학교법인과 손을 잡게 될 것이고 위탁경영은 국립대학이 아닌 일반대학에게 위탁경영을 맡기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협중앙회 구조조정과 개혁을 위해 그동안 보유중이던 골프회원권을 모두 매각한다.
김 회장은 "중앙회를 비롯해 계열사가 보유한 108좌 전량을 모두 매도할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약 30% 정도 매도가 됐고 전량 매도를 통해서 680억 원 정도의 자금을 농촌을 위해서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 2015년 기준으로 연간 3722만원 수준인 농가소득을 2020년에 연간 5000만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농업생산성 향상 △농가수취가격 향상 △농업경영비 절감 △농식품 부가가치 제고 △농외소득원 발굴 △농가소득 간접지원 등 6대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75건의 범농협 과제를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새로운 재배기술 및 소득작물 보급, 종자·가축 개량 등을 통해 정체된 농업소득을 끌어올리고, 거래교섭력 및 판매가격 제고, 농산물 유통비용 절감, 농자재 가격안정 및 구매비용 인하, 농가 금융비용 완화, 6차산업 인증농협 육성 등에도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태양광 발전 등 신규 소득원과 농촌관광 활성화같은 농외소득원을 발굴하고, 농업인 문화복지사업 지원 등 농촌활력화를 주도해 농가소득 증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농가소득을 전담하는 부서가 중앙회 조직내에 없어 농촌지원부를 개편해 농가소득지원부를 만들었다"며 "농가소득 지원확대에 촛점을 두고 업무를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 쌀 과잉재고 감축과 쌀값 안정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2015년 41% 수준이었던 수확기 벼의 농협 매입 비중을 2020년까지 전체 생산량의 47%까지 확대해 쌀 시장 안정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쌀 신규수요 창출과 소비촉진을 위해 쌀 가공식품 분야를 적극 육성한다. 제과회사인 오리온과 합작해 세운 '오리온농협(가칭)'을 통해 쌀 가공제품을 개발해 올 연말부터 판매에 나선다. 오는 6월에는 농협식품회사를 설립해 쌀가공식품을 직접 생산한다.
김 회장은 "(소비촉진을 위해) 아침밥을 많이 먹자는 것은 장기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다"며 "국민 1인당 35㎏을 먹는 밀가루 중 10㎏을 쌀가루로 대체하면 잠정적으로 약 30만 톤 정도의 쌀을 소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쌀로 만드는 전병과자를 만들어 오리온을 통해 중국 등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복안이다. 농협은 또 전사적 방역시스템 구축 등 가축질병 방역 대책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농협 자체 방역 행동지침(SOP) 제정, 농협 소독장비와 시설 개선, 백신 공급·관리 강화를 위한 전산 개발, 농가대상 교육 및 컨설팅 강화 등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농·축협 수의사와 컨설턴트 등 범농협 방역 전문인력풀 1000명을 육성하는 한편 비상방역인력 5천여명 등 현장 인력풀을 사전에 구축해 가축질병 대응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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