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국 연구진 "콩류가 유방암 생존율 높인다"
입력 2017-03-06 16:03 

유방암 발병의 주요 원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에스트로겐 유사 성분이 있는 콩류나 두부 등의 음식 섭취를 일부러 자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콩에 많이 들어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오히려 유방암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6일 미국 터프츠대 팡팡 장(Fang Fang Zhang) 박사는 지난 9년간 유방암 진단을 받은 미국과 캐나다 여성 6235명을 대상으로 콩류 식품 섭취와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 사이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콩을 많이 섭취한 유방암 환자는 적게 섭취한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21%가량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는 에스트로겐 영향을 차단하는 항유방암 치료제인 타목시펜을 전혀 복용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순수하게 콩류 음식이 유방암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알아볼 수 있게끔 조사한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콩에는 '이소플라본(isoflavone)'이라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많아 이것이 유방암에 효과를 나타낸다. 우리 몸에는 에스트로겐을 받아들이는 두 가지 수용체(알파·베타)가 있는데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서 발생하는 에스트로겐은 알파 수용체에 붙어 암을 유발한다. 하지만 콩에 들어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베타 수용체에 붙어 암을 억제할 수 있다. 동물성 지방의 섭취 비율이 높은 서구인에 비해 콩류나 장류 음식을 많이 먹는 아시아 여성에게서 유방암 발병률이 낮은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장 박사는 "높은 에스트로겐 수치가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해 암이 더욱 자라나도록 하지만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이소플라본을 꾸준히 섭취하면 암세포 성장을 오히려 억제할 수 있다"며 "다만 이소플라본만을 추출해 보충제 형태로 만든 약보다는 천연 상태의 콩 안에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이 더 큰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음식으로 콩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특히 미국은 세계 1위 콩류 생산국인 만큼 동양인뿐 아니라 서양인들도 콩 섭취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향후 식이건강 정책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오메르 쿠컥 미국 에모리대 박사는 "콩류 음식은 유방암을 예방할 뿐 아니라 유방암 환자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많은 만큼 콩류 섭취를 적극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연구진들은 콩류뿐 아니라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일반 에스트로겐 작용을 억제해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체중을 줄이고 운동을 병행하면 식이요법을 할 때보다 그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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