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회로기판(PCB)에 반도체칩 등 각종 전자부품을 장착하는 건 전자제품 제조의 핵심 기술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전자부품 실장장비(SMT)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제10주차 iR52 장영실상 주인공은 전자 장비 생산업체인 미래산업이 만든 SMT 장비인 'MAI-H4'다. MAI는 회사명을 넣은 약자인 '미래 오토메이션(Automation) 인서션(Insertion·삽입)'을 가리키며 H4는 SMT의 자동화 장치인 헤드(Head)가 4개라는 뜻이다.
PCB 판에 끼워넣는 전자칩은 동일한 규격의 경우 자동삽입 방식이며 비규격 칩은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끼워넣는 수동삽입 방식으로 장착된다. 하지만 이 제품은 휘어진 기판이나 이형부품 등 비규격 칩까지 대부분 자동화로 장착 가능한 장비여서 눈길을 끈다.
이 장비는 내부에 고해상도 카메라가 있어 전자칩 부품 형상을 면밀히 검사하고 이것이 PCB 판 위에 놓일 위치를 정확히 잡아준다. 특히 카메라로 검사가 불가능한 곳에는 레이저를 이용해 위치를 조정하기 때문에 각종 이형부품도 잘 끼워넣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미래산업이 만든 SMT가 시간당 끼워넣을 수 있는 정사각형 전자칩 갯수는 총 7500개로 일본산 장비(4500개) 보다 월등히 많다. 효율이 그만큼 뛰어난 셈이다.
특히 이 장비에는 '회피' 기능이 있다. 전자칩을 삽입할 PCB 판이 기울어져 있을 경우 이 칩을 픽업한 노즐로 다른 부품을 밀고 삽입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회피' 기능이다. 따라서 평평하지 않은 기판 위에도 다양한 전자칩을 정확한 위치에 꽂아넣을 수 있다.
전자칩을 삽입한 후 PCB 판에 정상적으로 부품이 삽입돼 있는지 확인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이후 납땜 등의 작업을 할 때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래산업의 SMT 장비에는 레이저를 통해 전자칩 위치를 센서로 파악하는 기술이 적용돼 있어 부품 위치 재확인도 면밀하게 이뤄낼 수 있다. 김영민 미래산업 수석연구원은 "영구자석과 코일 등으로 만들어진 내부 장치가 흡사 자기부상열차처럼 접촉면 위를 떠나디며 이동하기 때문에 소음이 적고 마모율도 낮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전자칩을 끼우는 속도 또한 그만큼 빨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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