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안희정 "文 비전과 리더십, 새 대한민국 만들기 부족" 직격탄
입력 2017-03-05 14:50  | 수정 2017-03-06 15:08

안희정 충남지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비전과 현재 리더십으로는 국민이 요구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에 부족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대연정을 위한 민주당 내 연정협상추진단 설치, 초당적 외교안보통일전략을 수립하는 국가안보전략회의 구성 등을 약속했다.
또 안 지사는 기동민·어기구·이철희 등 민주당 초선 의원 3명을 영입했다. 이를 포함해 15~20명 의원의 자발적인 지지선언을 통해 '친안' 의원멘토단을 구성하는 등 세불리기를 통한 본격적인 경선준비에 착수했다.
안 지사는 지난 4일 MBN 뉴스와이드 '정운갑의 대선 집중분석'프로그램에 민주원 여사와 부부동반으로 출연해 "문 전 대표가 여러가지로 훌륭하고 정권교체하면서 여당에서 야당으로 바꿀 수 있을지 모르지만 국가 위기극복을 위한 비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새 대한민국을 향한 국민의 요구는 제가 말하는 헌법과 민주주의로 일자리부족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필요로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노동시장 양극화,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징세 등은 합의를 얻어내야 바꿀 수 있고 국가 통합력에 좌우된다"면서 "탄핵이후 대한민국 숙제를 풀기 위해 고민하는 후보가 바로 안희정”이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는 이재명 시장에 대해서는 "불의에 저항하면서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가장 먼저 싸워온 자랑스러운 동지"라고 평가하고 "아주 격하게 사랑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지지율 1위 후보인 문 전 대표를 견제하면서도 3위 후보인 이 시장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안 지사는 "시점은 모르지만 지지율에 변곡점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 지사는 "정부 교체기마다 정책뒤집기, 아무 것도 결정못하는 의회정치 무기력감, 시민 삶을 반영못하는 무능한 정당정치 등을 극복하라는 게 국민들의 새 정치 요구"라며 "(저는) 국민에 충성하는 마음으로 대선도전하고 소신과 비전을 말하고 있어 사랑과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선결과에는 "승복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안 지사는 대연정에 자유한국당도 포함하느냐는 질문에 "개혁에 동참한다면 포함되는 게 당연하다"며 "국가 개혁과제를 놓고 다수파를 형성해 연합 정부 형태로 일대 혁신을 꾀하보자는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선후보가 된다면 민주당에 연정협상추진단을 만들어 여러 약속을 하면서 어떻게 연합정부의 공통목표를 가질 지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안 지사는 촛불과 태극기로 양분된 국론분열에 대해 염려하면서 "통합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미움과 다른 견해에 대해 국가 통합력으로 잘 이끌어 2002년 월드컵 당시 광장에서 응원했던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들은 늘 국가의 미래를 향해 통합된 힘을 모아주기를 원하고 있으며, 그 길은 헌법과 민주주의 정신에 따라 승복하고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에 문 전 대표가 '분노가 빠졌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 "정의 출발은 분노이지만 해결은 좋은 한국에 대한 미래, 우리 인생의 꿈으로 대안을 만드는 것"이라며"정치 지도자들의 정의 실현과 실천을 좀더 생각해보면 내 말이 옳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배치를 놓고서 안 지사는 "한미 사드배치 합의를 존중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사드가 대선쟁점화되는 점을 경계했다. 안 지사는 "사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협상안들을 만들 수 있다"며 "X밴드 사드 체제를 종말모드로 운영하거나 2000km (감시) 범위를 가진 X밴드 체제를 600km로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안"이라며 제안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현재 한미동맹 체제 내에서 국방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전작권 전환 등 국방 자주권을 가져야 주변국과의 불편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안보·외교·통일 전략은 정파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여야가 함께하는 초당적 국가안보전략회의 구성을 약속했다. 안 지사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손바닥을 뒤집듯 바꾸는 것은 곤란하다”며 정권이 바뀌어도 전략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틀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안 지사와 민 여사가 대학교 1학년 때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인연, 안 지사가 옥고를 치르는 동안 정치인 아내로서 민 여사가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사연 등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민 여사는 최근 안 지사의 발언과 행보가 중도보수 표심을 노린 전략적 셈법이라는 지적에 대해 "절대 아니다"고 부인하면서"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안 지사의 소신과 철학이 굳어진 것이기에 우클릭이 아니고 뉴클릭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민 여사는 "소신도 새처럼 날아다니는 사람이었으면 제가 벌써 버렸을 것"이라며 "오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마음이 아프고, 오해를 거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안 지사는 5일 '비문(비문재인)'성향의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조직력을 확보했다. 기동민·어기구·이철희 등 의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개적으로 안 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정권교체와 더불어 세대교체, 정치교체가 함께 일어나야 하는데 이를 모두 할 수 있는 사람은 안 지사뿐"이라며 "안희정은 품이 넓고 싸가지 있는 진보"라고 말했다.
기 의원은 안희정 캠프에서 비서실장, 어 의원은 조직, 이 의원은 전략 등을 담당한다. 이와 더불어 박영선 의원을 단장으로 홍희락 의원 등 15~20명의 의원이 참여하는 의원멘토단이 금명간 구성된다.
안지사측 박수현 대변인은 "의원 멘토단은 누구를 반대해서가 아니라 안희정을 좋아하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니만큼, '비문연대'가 아니라 친안(친안희정) 연대이자 안 지사의 소박한 아름다움에 주목한 '풀꽃연대'"라며 "의원들을 모셔서 직함을 주는 '세불리기'식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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