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간첩 침투 루트' 제주 크루즈항 가보니…
입력 2017-03-03 19:30  | 수정 2017-03-03 20:09
【 앵커멘트 】
북한 남파 간첩이 위조된 중국 여권을 갖고 관광객으로 위장해 한국에 잠입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그런데 특히 더 쉽게 무단입국이 가능한 크루즈 여행객을 가장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뻥 뚫린 제주항 크루즈 관광의 실태를 박상호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기자 】
중국인 관광객 3천여 명을 태운 대형 크루즈가 제주항으로 들어옵니다.

줄줄이 배에서 내리는 관광객들, 곧바로 입국장으로 향합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제주를 거쳐 일본으로 가는 이 크루즈선은 이곳 제주항에 8시간을 머뭅니다. 그동안 관광객들에게도 제주시내를 둘러볼 시간이 생긴 겁니다."

3천여 명이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시간 남짓.

▶ 인터뷰 : 루쥐잉 / 중국인 관광객
- "배에서 내려서 버스 탈 때까지 15분도 안 걸렸어요. 통관 절차가 너무 간단해서 좋습니다."

중국인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데다 지난 2012년 관광상륙허가제가 시행되면서 크루즈 관광객은 개별 입국 심사와 여권 날인도 받을 필요가 없어진 겁니다.


별다른 규제 없이 나오자마자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관광객들.

인솔자 1명이 관광객 수십 명을 한꺼번에 데리고 다닙니다.

마음만 먹으면 대열에서 무단이탈할 수 있을 정도로 감시가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 인터뷰 : 관광버스 운전기사
- "(면세점에) 1시간이나 1시간 반 정도 풀어주면 그때 도망가고, 어디 관광지 가서 도망가고, 가이드하고 나오면서 거기서 벌써 없어지는 애들이 있고…."

실제 관광상륙허가제가 시행된 지난 2012년 이후 해마다 무단 이탈자가 느는 추세.

급기야 지난해에는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도 벌써 34명이 잠적했습니다.

관광상륙허가제 시행 이후 제주는 물론 부산과 인천으로 들어오는 크루즈 관광객 역시 급증하고 있지만, 제도를 강화하기는커녕 규제를 더 푸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관광활성화란 명분 아래 크루즈관광이 불법 입국은 물론 간첩 침투의 새로운 통로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최진백 VJ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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