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産銀 작년 3.6조 순손실…외환위기 이후 최대수준
입력 2017-03-03 17:44  | 수정 2017-03-04 08:28
KDB산업은행이 지난해 최대 3조6000억원대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손실(1조8951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조원대 손실을 입은 이후 18년래 최대 규모 적자다. 산업은행은 3일 "2016년 조선·해운업 부실에 따른 5조6000억원의 구조조정 비용으로 인해 3조원 수준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막바지 회계감사 결과에 따라 수치가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손실 규모는 최대 3조6000억원 수준(개별 기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당초 대우조선해양(3조5000억원) 한진해운(9000억원) STX조선해양을 포함한 STX 계열사(1조2000억원) 등 조선·해운 기업 부실로 1조원대 당기순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치 대비 당기순손실 규모가 3배 가까이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상보다 잠정 손실 규모가 커진 데는 지난해 말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단행한 1조8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이 컸다. 대우조선해양 주식거래 정지와 수주 가뭄, 인도 지연 등으로 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 자산건전성 분류를 정상에서 요주의로 낮춘 것이 손실 규모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 외부감사인인 삼덕회계법인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보유 주식 가치를 주당 1원으로 책정하는 등 깐깐한 회계 잣대를 들이댔고 손실 규모가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은 "평상시에 축적해놓은 이익잉여금이 있기 때문에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 재정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충분히 소화 가능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올해에도 대규모 손실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우조선해양 실적에 따라 주식거래 재개 여부와 향후 회사채 상환 가능성, 신규 자금 투입 여부·규모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석우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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