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5월 프랑스 대선에서 제1야당 대선후보인 프랑수아 피용의 대세론이 꺾이고 있다.
피용 공화당 대선후보는 가족 위장채용 스캔들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지만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2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에 따르면 피용은 1일(현지시간) 파리 시내 선거대책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아내와 자녀를 허위보좌관으로 채용해 공급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다시 한번 부인하고 "끝까지 싸우겠다"며 대선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자신이 받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 "정치적 암살"이라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공화당은 물론 당의 중도우파 동맹 민주독립연합(UDI)에서 반발하고 있다. FT는 "피용은 올초 횡령스캔들이 불거졌을 때 수사가 시작되면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끝내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피용과 공화당 경선에서 붙었다 패한 뒤 피용 캠프에 합류한 브뤼노 르 메르 하원의원(전 농무장관)이 캠프 탈퇴를 선언했다. 그는 성명을 내고 "신의를 지키는 것은 정치의 기본"이라며 피용을 비판했다. UDI도 피용을 계속 지지할 것인지 논의를 하기 위해 선거운동 참여를 보류하기로 했다.
피용은 이달 15일 횡령 혐의를 수사 중인 법원의 소환 통보를 받은 상황이다. FT는 프랑스 정치 전문가들을 인용해 피용의 이번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피용은 고정 지지층이 있지만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와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대선 후보에 이은 '세번 째 후보'로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피용의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경우 피용 지지자들은 극좌 또는 극우로 옮겨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피용 스캔들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마크롱은 이날 피용을 겨냥해 국회의원 가족 고용 금지 공약을 발표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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