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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부동산] 호화 레지던스 `누드분양` 이유는
입력 2017-03-01 17:22  | 수정 2017-03-01 19:46
`누드 분양`이 진행되는 제2롯데월드 `시그니엘 레지던스` 콘셉트 설계.
국내 최고층(123층) 건물인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의 주거공간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일부를 '누드(Nude)'로 분양한다. '누드 분양제'는 건설사가 골조만 제공하고 실내 구조나 인테리어 등은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직접 설계하고 꾸미는 것이 특징이다.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누드'로 분양하는 유닛은 2개 층을 틔워 쓸 수 있는 복층형으로 68~69층 4개, 70~71층 3개 등 모두 7개다. 롯데가 누드 분양을 하는 이유는 복층형 한 채 가격이 무려 200억~300억원에 달하는 최고급 주거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급면적 기준 667~1238㎡로 3.3㎡당 7000만~1억2000만원에 달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실내 천장 높이가 6m로 이를 꾸미기 위한 인테리어 비용에만 수십억 원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고객이 선호하는 디자이너를 직접 선택해 상상하는 대로 집을 꾸밀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 계약 때 입주 예정자가 벽지와 바닥재 등 기본 마감재를 제공받지 않고 골조만 완성한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마이너스 옵션'제와 유사하지만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누드 분양(bare and unfinished unit for sale)'이란 표현이 좀 더 정확하다는 설명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마이너스 옵션은 분양가에서 인테리어 비용이 빠진다는 의미에서 '마이너스'를 강조하지만 '누드 분양'은 텅 빈 공간을 제공하면 방을 몇 개로 할지 구조까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동부산관광단지)에 들어서는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에서도 일부가 고객들의 편의에 맞게 '맞춤형 분양'으로 진행된다. 막힘 없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구조로 실내 공간은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하나하나 맞춤형으로 만들어진다. 강남구 청담동 씨티아파트 1차를 최고급 빌라로 재건축하는 원에이치도 맞춤형 시공을 계획하고 있다. 원에이치 역시 한 채 가격이 최소 50억원에서 최고 200억원에 달한다.
한 분양 관계자는 "용산구 한남동의 고급 주거단지 한남더힐의 경우 임대에서 분양 전환과 함께 일부 소유주들이 수십억 원을 들여 인테리어 공사를 벌였다"면서 "아무리 고급 실내 인테리어를 제공해도 고객들이 새롭게 뜯어고쳐 자원 낭비라는 판단에 럭서리 레지던스 시장에선 '누드 분양' 또는 '맞춤형 분양'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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