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유엔에 나온 북한 "화학무기 보유하지 않아" 발뺌
입력 2017-03-01 16:45 

김정남 독살 사건으로 국제적 비난을 받는 북한이 유엔에서 화학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용철 북한 주제네바대표부 참사관은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 "결코 화학무기를 보유하거나 사용하지 않았다"며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의혹과 가정을 모두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 암살에 신경작용제인 VX가 사용됐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하면서 북한도 침묵만 지킬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량은 2500~5000t으로 추정되고 순위로 따지면 세계 3위에 해당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남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유엔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김정남 독살 혐의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외국인 여성 용의자 2명이재판에 넘겨졌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1일 관할 세팡법원에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을 살인혐의로 기소했다. 유죄가 인정될 때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되기 직전 일본의 전 각료와 면담을 확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1일 "김정남이 3월 1일 오후 6시 3월 1일 마카오의 초밥집에서 이시이 하지메 전 자치상과 만나는 것으로 돼 있었다"며 이시이 전 자치상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김정남과의 면담은 한국 국적 실업가의 중개로 2월 2일 확정됐다"며 "김정남은 면담 계획이 확정되고 11일 후인 지난달 13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암살당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시이 전 자치상은 오랜 기간 북일 국교 정상화 문제를 다뤘던 적이 있어 김정남이 독자적으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움직이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1년 김정은 체제가 확립된 이후 김정남은 정치활동과는 거리를 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국 정치가와 접촉을 꾀했다는 점에서 북한 지도부를 자극했을 수 있다고 산케이는 지적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리는 VOA에 테러지원국 지정 문제와 관련, "우리는 북한에 대해 여러 가지 출처의 모든 가용한 정보와 첩보를 지속적으로 검토한다"고 말했다. 이는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재지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VOA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고 이 방송은 밝혔다. 김정남 독살에 대량살상무기(WMD)인 신경성 독가스 'VX'가 사용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재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최근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안두원 기자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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