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더문캠` 뜯어보니, 임종석 강기정 오영식 등 386 출신 주축
입력 2017-03-01 16:18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선캠프인 '더문캠'에는 전현직 친문계 국회의원들이 총망라해 있다. 현직에 비해 행동반경이 넓은 전직 의원들이 주도하고, 현직 친문 의원들은 보조하는 구조다. 대선 승리 후보의 캠프 조직 핵심인사들이 청와대에 함께 입성한 전례에 비춰볼 때 더문캠 인적구성을 유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1일 더문캠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총선 후 미국으로 떠났던 오영식 전 민주당 의원이 최근 귀국해 캠프에 합류했다. 오 전 의원은 조직1본부장을 맡아 조직본부장인 노영민 전 의원과 호흡을 맞춘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2기 의장을 역임한 86운동권 출신 정치인 중 한 명인 오 전 의원은 17대, 19대 의원을 지냈다. 하지만 지난해 20대 총선 당시 공천에서 배제됐고, 이후 정치권과 거리를 둬왔다.
오 전 의원의 합류로 더문캠은 점차 진용이 완성돼 가는 모습이다. 현재 더문캠의 조직은 2실(비서실·종합상황실) 7본부체제로 구성돼 있다. 우선 비서실은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실장을,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부실장을 맡고 있다. 종합상황실의 경우 강기정 전 의원이 실장을, 윤건영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이 부실장을 맡았다. 비서실, 상황실 모두 전직 국회의원이 실장을 맡고, 부실장은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맡는 구조다.
7개 본부는 △미디어 △정책 △홍보 △SNS(소셜미디어) △전략 △조직 △총무로 구성돼 있다. 미디어본부는 MBC 출신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 MBC 보도국장을 지낸 재선의 박광온 의원이 본부장을 맡았고, 역시 MBC 기자 출신인 신경민 의원이 TV토론 본부장으로 활동 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알려진 김경수 민주당 의원과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가 공동대변인을 맡아 호흡을 맞추고 있다.

경선캠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정책본부와 전략본부의 경우 각각 홍종학 전 의원과 전병헌 전 의원이 본부장 직을 수행 중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출신으로 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정책통인 홍 전 의원은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제안한 정책들을 분석·정리해 문 전 대표에게 올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의 철학 및 당론과 맞지 않는 정책들은 걸러내고, 학자들의 제안을 실제 정책화할 수 있게 다듬는 역할이다. 정태호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정책상황실장을 맡아 국민성장과 더문캠 간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략본부는 친문과 비문 출신 인사들이 골고루 포진해 호흡을 맡추고 있다. 본부장인 전 전 의원과 부본부장 중 한 명인 이훈 의원은 범동교동계 출신으로 분류된다. 반면 부본부장인 진성준 전 의원은 대표 친문 의원이다. 이들 모두 당내 전략통으로 이름이 높다. 또다른 친문계 전략통인 최재성 전 의원은 특별한 보직을 맡지 않았지만 외부 인사영입 등 물밑에서 활약하고 있다.
홍보본부는 경영학자인 예종석 한양대 교수와 홍보전문가인 손혜원 의원이 본부장과 부본부장을 맡아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예 본부장은 공화당 3선 의원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반대했다가 의원직에서 제명됐던 예춘호 전 의원의 아들이다.
총무본부장은 재선의원 출신인 김영록 전 의원이 맡았고, 민주당 당료 출신인 초선의 권칠승 의원이 부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SNS본부장은 당초 정청래 전 의원이 유력했지만, 현재 공석인 상태다.
이밖에 인천시장을 지낸 4선의 송영길 의원이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더문캠의 실질적 수장 역할을 하고 있으며, 박정 의원이 총괄선대부본부장을 맡아 송 의원을 지원사격하고 있다. 또 한병도·백원우 전 의원도 조직본부에 소식돼 캠프 총괄역으로 뛰고 있다.
문 전 캠프 측은 당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더문캠을 해체한 뒤 대선캠프로 재조직한다는 방침이다. 패배한 상대 후보 측 캠프 인력은 물론 당내 비문계 의원들을 합류시켜 통합 캠프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더문캠 관계자는 "현재 캠프는 친문계 인사들이 주를 이루는 게 사실이지만, 본선 캠프조직에선 의외의 인사들이 핵심 보직을 맡아 뛸 수 있다"면서 "점차 당내 다양한 계파를 아우르는 통합캠프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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