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미래 기대된다" 미소짓는 LG 3인방
입력 2017-02-24 15:56  | 수정 2017-02-24 19:48
주가는 미래를 먹고산다. 현실이 비루해도 앞으로 잘될 것 같으면 주가는 오른다. 실적이 꿈틀거릴 기미를 보이면 주가는 먼저 뛴다. 연초부터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LG그룹 계열사 3인방 주가가 상승 추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다소 부진했던 성적표가 대폭 개선될 거란 희망에 베팅한 투자자 매수 주문이 몰리는 것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해 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1048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적 개선의 원동력은 지난해 4분기부터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질주 때문이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7플러스에 듀얼카메라를 독점 납품한다. 아이폰7플러스가 글로벌 히트 랠리를 펼치자 LG이노텍 듀얼카메라 수요가 느는 선순환 구도가 나타나는 것이다.
중국 화웨이나 오포(OPPO)를 비롯한 스마트폰 제조사 역시 듀얼카메라 기능을 신제품에 일제히 탑재할 예정이어서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부품 주문 수요가 몰릴 조짐이 보이자 주가가 먼저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주당 7만4700원에 거래됐던 LG이노텍 주가는 최근 12만원 안팎에 거래되며 3개월간 60%가량 올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이 2014년 최대치(3140억원) 기록을 깰 가능성도 있다"며 "신성장 동력인 차량 부품 분야도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고 전망했다. 다만 단기간 가파르게 오른 주가가 조정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LG이노텍 연말 예상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 안팎으로 경쟁사인 삼성전기(약 35배)보다 싸지만 코스피 평균(10배)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스마트폰 수익 개선이 기대되는 LG전자에 쏠리는 투자자 관심도 상당하다. LG전자는 지난 몇 년간 가전과 TV가 벌어 놓은 이익을 스마트폰이 까먹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내놓는 스마트폰마다 흥행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MC(휴대폰)사업부 사업효율화 덕에 적잖은 고정비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LG전자는 MC사업부에서만 1조2600억원이라는 대규모 손실을 봤다. 하지만 사업효율화로 수천억 원 규모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새 스마트폰 G6가 중박 이상을 쳐준다면 올해 MC사업부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는 게 증권가 견해다. 이 같은 기대감에 지난해 11월 24일 주당 4만6000원이었던 LG전자 주가는 최근 6만2000원 선에서 거래된다. 3개월간 35%나 올랐다. LG전자 연말 예상실적 대비 PER는 9배 안팎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주가가 7년간 장기 하락 추세에서 탈피할 조짐이 보인다"고 전망했다. LG유플러스 주가 역시 실적 개선 기대감을 타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주당 1만1750원이었던 LG유플러스 주가는 최근 1만3000원 안팎에서 거래된다. 지난해 4분기 통신사 최초로 LTE 인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6GB를 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장이 뜨겁게 반응했다.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유료 동영상을 보는 시청자가 늘었다는 의미로 분석할 수 있어 실적이 점프할 거란 기대가 크다. 가입자당 매출(ARPU)이 높은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비중도 업계 평균 25%를 크게 넘는 30%에 달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사물인터넷(IoT) 중심 신성장사업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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