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경련의 `허창수 어게인`…쇄신이냐 말뿐이냐 엇갈린 반응
입력 2017-02-24 15:00 
허창수 GS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직을 연임한다. 허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56회 정기총회에 참석하고있다. [이충우 기자]

"회장이 구해졌으니 다행이지만 결국 돌고돌아 허창수 회장이 떠맡은 것 자체가 전경련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허 회장의 유임을 결정한 전경련 총회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쇄신을 위한 첫 걸음'이란 평가와 함께 '말뿐인 환골탈태'라는 주장이 극명하게 대비됐다.
후임을 맡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현실은 잘 아는 재계에선 허 회장의 역할을 통해 전경련의 위상을 회복해야 하라는 주문을 내놨다.
30대그룹 고위관계자는 "개혁에 있어서 수장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허 회장처럼 중량감 있는 인사가 개혁을 맡게 된 것은 현실적인 부분에서 최선의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전경련의 영문이름이 산업계의 연합인 것처럼 앞으로 다양한 산업계를 위한 정책 연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 역시 "전경련의 연구기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권태신 원장을 부회장으로 선임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면서도 "앞으로 전경련이 선진국들의 경제단체처럼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경련이 혼란을 수습하고 연구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제대로된 선택"이라고 평했다. 또 "갑자기 만들고 해체하는 모습은 후진국에나 있는 의사결정"이라면서 "돈 모아서 정치권에 갖다 바치는 이런 모습은 지양하고 정치권과 대중 사이에 퍼져있는 반기업 정서 완화에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경련 해체를 주장해온 인사들은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언주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허창수 회장의 유임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 의원은 "전경련은 더 이상 존재 의미가 없는 단체"라면서 " 정부에서도 경제단체와의 행사에서 전경련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어떤 대표성을 가지고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정치권과 국민들이 전경련이 해체할 수 있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필상 서울대 교수는 "기본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인적 구성도 그대로인데 어떻게 '환골탈태'라고 말할 수 있냐"면서 "과거의 행태를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기능을 몇개 바꾸는 수준에 그칠 것이 아니라 조직의 인적 구성과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지 않는 이상 정경유착은 현재진행형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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