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통증(흉통·胸痛)이 생겼을 때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질환은 심장질환이다. 그러나 흉통의 원인은 다양하고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1/4은 흉통을 경험하지 않는다.
급성 심근경색의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전체를 짓누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지속되면서 왼쪽 어깨와 등, 턱으로 통증이 뻗치고 식은땀이 나는 경우가 많다. 허성호 기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일부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심한 흉통을 동반하지 않고 '체한 것 같다', '가슴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처럼 쐐하다' 라는 비특이적인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심장혈관이 좁아져 발생하는 협심증은 가슴 앞쪽 전체가 쥐어짜는 듯한, 혹은 무겁게 가슴 전체를 누르는 듯한 통증이 수분동안 지속되고 쉬면 사라진다. 무거운 것을 들고 걸을 때, 빨리 걸을 때, 뛸 때, 계단을 올라갈 때, 언덕 올라갈 때 등의 상황이 해당된다. 몇초 정도로 짧게 지속되는 통증은 협심증 증상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운동하면 나타나고 쉬면 좋아지는 상태를 '안정형 협심증'이라고 부른다.
안정형 협심증은 2주 이내에 통증이 오는 빈도가 더 잦아지고, 평지를 걷거나 집안일 정도의 약한 강도에도 통증이 생기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불안정형 협심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급성 심근경색으로 악화되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 속의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내로 역류하는 것으로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쓰림과 역류 증상이다. 가슴이나 명치부근이 쓰리거나 아프며, 명치 아래에 고춧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화끈거린다. 가슴뼈 뒤쪽 부분에 타는 듯한 느낌도 있다. 통상 식후 30분에서 2시간내 나타나고 10분 이상 지속되지만 수시간씩 계속되지는 않는다.
가슴 안에 있는 여러 장기들과 가슴벽에 병이 생겼을 때에도 가슴통증이 나타난다. 숨을 깊이 들이쉬거나 기침, 재채기를 할 때 옆구리와 뒤가슴이 바늘로 찌르는 듯이 아플 때가 있는데 이것은 늑막염일 가능성이 높다. 아픔이 늑골을 따라 생기는 것은 늑간신경통이다.
유방통증은 한쪽 또는 양쪽 모두에 생길 수 있으며 가슴이 찌릿찌릿한 경미한 통증부터 일상 생활에 장애를 주는 심한 통증까지 다양하다. 단, 생리주기 전 또는 임신초기의 정상 호르몬 변화에 의한 심하지 않은 유방통은 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유방 통증은 주기적 유방통과 비주기적 유방통으로 나뉜다. 선우영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주기적 유방통은 통증이 생리주기와 관련이 있는 것을 말하고 일반적으로 생리가 가까워질수록 양측 유방이 붓고, 아프고, 덩어리 같이 만져지다가 생리가 끝나면 사라진다"며"비주기적 유방통은 통증이 생리주기와 관련없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며, 폐경 전·후에 흔하게 생긴다"고 설명한다.
유방부위 바로 심부쪽에 생기는 늑연골염은 그 통증이 마치 유방에서 오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위식도 역류, 협심증, 척추질환, 대상포진 등 유방과 관련이 없이도 유방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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