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시신에서 신경성 독가스인 'VX'를 검출했다고 밝혔다.
미국 AP통신은 23일(현지시간) 말레이 보건부 화학국이 부검 샘플을 분석한 결과 'VX'로 불리는 신경작용제 'N-2-디이소프로필아미노에틸 메틸포스포노티올레트'가 사망자의 얼굴에서 검출됐다는 잠정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 화학국은 지난 15일 진행된 김정남에 대한 부검에서 얻은 샘플을 분석해 왔으며 이날 사망자의 눈 점막과 얼굴 부검 샘플에서 VX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VX는 현재까지 알려진 독가스 중 가장 강력한 신경작용제로 짧은 시간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 호흡기, 직접 섭취, 눈,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되며 1995년 일본 '옴진리교 사건' 때 쓰인 독극물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의 독성을 발휘한다.
VX는 생명체에 대한 흡착력이 매우 강하지만 휘발성은 낮다. 따라서 사건 당시 공항을 오가던 주변 승객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말레이 경찰은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 명의의 성명에서 "VX가 국제협약인 화학무기협약(CWC)에 따라 화학무기로 분류된 물질"이라며 "여성 용의자 두 명이 차례로 김정남의 얼굴을 맨손으로 공격해 얼굴에 독성 물질을 묻힌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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