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관광 들킬라"…의회 해외연수 '007작전' 방불
입력 2017-02-24 09:35  | 수정 2017-02-24 14:34
【 앵커멘트 】
지방자치단체 의회의 외유성 해외연수, 여러번 지적을 해도 해마다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아예 여행사 관광상품을 그대로 사서 연수를 떠난 의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의회 의원들 떳떳하지 못했나 봅니다.
마치 '007작전'처럼 은밀하게 떠났거든요.
강세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전북 정읍시의회입니다.

의원실로 올라가자 하나같이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전체 의원 17명 중 11명이 유럽의 도시 경관을 벤치마킹하겠다며 8박 10일간의 일정으로 연수를 떠난 겁니다.

▶ 인터뷰 : 정읍시의원
- "아무래도 유럽은 우리보다 대부분 선진사례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데 연수 일정표가 한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관광상품과 똑같습니다.

방문 날짜는 물론 장소까지 같습니다.

여행사의 관광상품을 사서 연수를 간 겁니다.」

경비는 1인당 250만 원, 의원들을 수행할 공무원 6명을 합쳐 4천만 원이 넘습니다.

▶ 인터뷰 : 정읍시의회 관계자
- "그쪽으로 가는 이유는 의원님 중에 (유럽을) 가고 싶다고 해서…."

정읍에서 공항으로 가는 과정은 마치 '007작전'을 펴듯 은밀하게 이뤄졌습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정읍시 의원들은 애초 시청에서 오전 6시에서 출발할 계획이었지만, 시간을 30분 앞당기고 출발 장소도 시청에서 1km 떨어진 이곳 공영주차장으로 변경하는 등 시민들의 눈을 피하기까지 했습니다."

정읍은 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이 발생해 지금도 방역작업이 한창인 곳입니다.

▶ 인터뷰 : 이채원 / 전북 정읍 수성동
- "나라도 어수선하고 정읍은 AI와 구제역 때문에 농민들 시름이 큰데 갔다는 게 이해도 안 되고 솔직히 어이없어요."

지역 사정을 외면한 채 사실상 관광에 나선 의원들.

의회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만 키우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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