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12월 28일 구속된 뒤 56일만에 결국 자리를 내놨다.
문 이사장은 21일 '사퇴의 변'을 통해 "이제 저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건복지부 장관 재직 시절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직권남용) 등을 받고 있다.
문 이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계속 이사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연금공단과 임직원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라며 "이제 자리에서 물러나 그 짐을 덜어 드리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복지부 장관 재직 당시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어떠한 지시를 받거나 해당 기업으로부터도 어떠한 요청을 받은 바 없었다"며 "국민연금공단으로 하여금 합병에 찬성토록 구체적, 명시적으로 지시한 바도 결단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기금운용에 대한 최종 책임을 맡고 있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외국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인한 국가경제 및 자본시장에 대한 우려의 마음은 가지고 있었다"며 "진실은 외면받고 묻혀버렸고 오로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찬성했다'는 결과만 부각돼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끝으로 "앞으로 재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필귀정, 모든 것이 올바른 자리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