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학생수영장 천장 붕괴사고…'안전 불감증' 대참사 날뻔
입력 2017-02-20 18:25 
사진=연합뉴스
학생수영장 천장 붕괴사고…'안전 불감증' 대참사 날뻔


"코치선생님과 수영장 건물 밖에 있었는데 갑자기 '쿵 '소리가 크게 났어요. 탈의실에 있던 아이들도 소리를 지르며 헐레벌떡 옷을 챙겨 입고 나오더라고요."

초등학교 학생 수영선수를 둔 학부모 이모(39·여)씨는 20일 아이가 훈련하는 인천시학생수영장을 찾았다가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에 매우 놀랐습니다.

이씨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큰 소리를 듣고 수영장에 들어갔을 때는 3∼6m 높이의 천장에 설치된 단열재 스펀지가 바닥에 어지럽게 깔렸었습니다. 수영장이 아닌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이씨의 자녀는 오전 이른 시간에 훈련이 끝나 사고 당시 코치와 함께 수영장 밖에 있었습니다.

이날 오전 수영훈련에는 인천 시내 초등학교와 중학교 수영선수 28명이 참가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오전 마지막 시간대에 훈련한 학생 선수 11명은 사고 당시 수영장 건물 옆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일부는 탈의실 내 샤워실에서 몸을 씻던 중이었습니다.

이 선수들도 이씨와 같은 소리를 듣고 급히 건물 밖으로 대피했습니다. 모두 무사했지만, 훈련 중 천장 내장재가 무너져 내렸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무너진 내장재에는 스펀지뿐 아니라 0.5㎝ 두께의 철제 패널과 볼트, 너트도 상당수 있어 자칫 사상자 발생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들이 훈련을 끝내고 수영장에서 나와 탈의실로 들어간 지 5분 만에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이날 사고는 천장에 단열재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시공사 측이 부실 공사한 탓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수영장 측은 지난해 6∼9월 천장(1천292㎡) 단열재 아래에 철판을 대는 공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후 "천장에서 볼트와 너트가 떨어진다"는 민원이 수영장 측에 접수돼 해당 시공사에 보수를 요구했지만, 시공사 부도로 다른 업체를 통해 볼트와 너트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천시교육청은 단열재인 스펀지에 습기가 차 이를 떠받치던 패널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내장재 보수 공사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뒤 당시 시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부실시공 여부를 확인할 방침입니다.

인천시교육청도 시설팀과 안전팀 관계자를 사고 현장에 보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날 수영장 측은 사고 발생 19분이 지난 오전 11시 49분께 119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돼 늑장 대응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탈의실에 있던 학생들을 먼저 대피시키느라 신고가 좀 늦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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