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 등 금융주에 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국내 은행주들에 대해 "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데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투자가 유망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20일 펀드평가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금융주ETF들의평균 연수익률(지난 17일 기준)은 26%로 나타났다. 특히 주로 은행주에 투자하는 ETF들의 성과가 좋았다. '미래에셋TIGER은행ETF'의 연수익률은 38%에 달했고 '삼성KODEX은행ETF'의 연수익률은 37%를 기록했다.
금융주는 금리 인상기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은행은 예대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간 차이에 따른 수익)이 늘어나 수익성이 좋아진다. 또 금이나 채권 등 안전자산보다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금융거래가 늘어나 증권사들의 이익도 증가한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미국 금융주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개별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은 다양한 금융주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펀드나 ETF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다만 국내에는 금융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가 단 두 개에 불과하고 설정액이 10억원~20억원 수준으로 적은 편이어서 ETF를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
특히 은행주의 경우에는 이미 많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의견이 많다. 김진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4대 금융그룹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2~0.66에 불과해 다른 글로벌 은행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금융주 가운데 저평가된 은행주가 가장 유망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가 상승하면 부동산에 치중돼 있던 개인재산이 금융상품으로 이동해 장기적으로 금융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배당 투자 관점에서도 은행주가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장된 5개 주요 은행의 시가총액이 약 70조원인데 작년 이들의 배당총액은 2조원에 육박했다"며 "배당수익률만 따져도 3%에 달해 투자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특정 분야의 경우 가격 등락에 따른 수익률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자산의 일부분만 분산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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