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I 진정되자 닭고기값 150% 폭등
입력 2017-02-19 16:33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고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닭고기 가격 급등은 대표적인 '야식'인 치킨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 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I 추가 발생은 멈춰선 상태지만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계란가격은 외국산 계란 수입 등이 효과를 보면서 진정세로 접어들었다.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AI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22일 ㎏당 888원까지 하락했던 육계 시세는 설 연휴가 지나면서 가파르게 올라 지난 15일 기준 ㎏당 2268원으로 155%나 폭등했다. AI 발생 전인 지난해 11월 5일 시세 1100원보다도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설 연휴 직후인 이달 1일 시세 1444원과 비교해도 57%나 뛰었다.
닭고기 가격이 이처럼 폭등한 것은 AI로 인해 가금류가 3300만마리 이상 도살 처분된 데다 육용종계도 49만마리 이상 살처분되고 종란도 함계 폐기되면서 육계농장 병아리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AI에 따른 이동제한 조치고 상당 지역에서 해제되지 않아 병아리 입식까지 지연되면서 시중에 닭고기 공급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이같은 현상이 당분간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AI 확산세가 한창일 때 닭고기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30~40% 가까이 떨어졌던 수요도 AI 발생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 것도 닭고깃값 폭등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육계 시세가 오르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는 지난 9일 매장에서 파는 주요 닭고기 제품 판매가를 일제히 5~8% 인상한 바 있다.

육계시세 강세는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다만 올해 6월 이후 육용종계 사육마릿수가 전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되면 고질적인 닭고기 공급과잉이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닭고기 공급과잉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농장에서는 이를 감안해 병아리 입식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닭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파는 치킨 가격도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닭고기뿐만 아니라 부재료인 무의 가격도 올랐고,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등도 올라 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며 "마지막으로 가격을 올린 시점도 2년 이상 지나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AI가 확산세일 때 산란계 대거 살처분으로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며 크게 올랐던 계란값은 최근 뚝뚝 떨어지고 있다. 닭고기와 계란 가격이 정반대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30구들이 한 판(특란 기준)에 9471원까지 올랐던 계란 평균 소매가는 이달 17일 기준 7667원으로 한 달여 만에 1800원 이상 떨어졌다.
계란값이 워낙 올라 수요 자체가 줄어든 데다 정부의 계란 수입 조치 등이 일정 부분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순 처음으로 외국산 신선란이 들어와 이달 15일까치 총 638t이 수입됐다.
평년 가격인 5000원대 중반보다는 여전히 높은 가격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30구들이 한 판이 6000원대에 팔리기 시작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6일 7580원까지 인상했던 '알찬란'(30구·대란)의 판매가를 지난 16일 6980원으로 내렸다. 이마트에서 30구들이 판매가가 6000원대로 떨어진 것은 약 40일 만이다.
[서동철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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