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이 19일 김정남 피살 사건에 관한 기자회견을 전격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탄 스티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부청장이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말레이시아 경찰 본청에서 19일 오후 1시 30분(현지시간) 직접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18일 매일경제가 단독 입수한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 공문에 따르면 "19일 오후 1시 30분 말레이 경찰이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최근 사망한 북한인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이번 기자회견은 말레이시아 정부와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과 그의 시신 인도를 두고 갈등을 벌이는 상황에서 예정됐다. 말레이시아 현지 소식통은 "칼리드 아부 바카르 경찰청장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방문을 마치고 내일 늦은 오후 귀국 예정"이라며 "청장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경찰 당국이 기자 회견을 여는 것은 이례적"이라 전했다. 이례적으로 급히 기자 회견 계획을 밝힌 만큼 이번 기자 회견에서 말레이시아 경찰이 발표할 내용에 귀추가 주목된다.
말레이시아 경찰 관계자는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어 말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말레이 경찰 당국은 17일 저녁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약 15분 정도 떨어진 쿠차이 라마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 체포한 북한 국적의 용의자 리정철(47)에 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정철은 18일 김정남 피살 사건의 관할 경찰청인 세팡 지역 경찰청으로 이송돼 수사를 받고 있다. 이날 북한 대사관 관계자가 리정철과 접촉하러 세팡 경찰서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문제에 정통한 현지 소식통은 "북한 대사관이 영사 접견권을 사용해 리정철을 만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말레이 경찰은 김정남 피살 사건과 연루된 북한 국적으로 추정되는 3명의 남성 용의자를 쫓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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