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찔한' 백신 접종…갈비뼈 부러지기도
입력 2017-02-17 19:30  | 수정 2017-02-17 21:16
【 앵커멘트 】
구제역 백신 접종, 말은 쉽지만 겁먹은 소에 주사를 놓는 일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농장주는 '목숨을 내놓고 접종한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라고 합니다.
신동규 기자입니다.


【 기자 】
충북 괴산에서 한우 52마리를 기르는 남궁모 씨.

78살의 고령인 남궁 씨는 최근 구제역 백신 접종을 하다 갈비뼈 3대가 부러졌습니다.

주사를 맞은 소가 흥분해 날뛰는 바람에 부딪혀 쓰러졌는데, 그 위로 소가 넘어지면서 남궁 씨의 몸을 덮친 것입니다.

▶ 인터뷰 : 남궁모 / 한우 농장주
- "펄펄 뛰면서 나한테 확 대들어요. 그 소가 내 배 위에 있다시피 했었죠. 아주 뭐 금방 죽을 것 같아요, 어찌나 아픈지. 정신도 하나도 없고."

불상사의 원인은 백신 접종 규정입니다.


기르는 소가 50마리보다 적으면 군 복무를 대신하는 공공수의사가 접종을 도와주지만, 남궁 씨처럼 50마리보다 한두 마리라도 많으면 농장주가 직접 주사를 놔야 합니다.

고령의 농장주는 지자체가 접종을 도와주고 있지만, 이 마저도 인력난으로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이재하 / 충북 괴산군 축수산과장
- "주사를 놔 본 공수의사, 그러니까 개업 수의사나 수의사들이 있어야 하는데 시골이나 농업 군 같은 경우는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천일 /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
- "저희가 비용을 좀 더 들여서라도 국가에서 접종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구제역이 재산 피해를 넘어 농민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신동규입니다.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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