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조직원들의 여권을 빼앗고 감금과 협박, 폭행을 일삼은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17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피해자로부터 수 억 원을 편취한 중국 현지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원 일당을 사기 혐의로 붙잡아 이 모씨(26)등 9명을 구속하고 황 모씨(25) 등 2명을 불구속했다고 밝혔다.
이 씨 등은 지난 2013년 7월부터 2015년 5월 사이 중국 산둥성 옌타이 지역에서 콜센터 상담원으로 일하면서 서울중앙지검 수사관과 통신사 콜센터 상담원 등을 사칭해 피해자들의 금융정보를 빼돌렸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대포통장으로 현금을 이체 받는 수법으로 피해자 29명으로부터 4억 원 상당을 편취했다. 이 씨 등 조직원들은 사기 금액의 20% 정도를 수당으로 지급받았고, 기존 상담원이 다른 상담원을 데려오면 그 상담원이 올린 수익의 일부를 기존 상담원에게 제공하는 다단계 방식을 적용받았다.
이 과정에서 콜센터 총책을 맡은 조선족 K씨(35)는 철저한 보안을 위해 상호 감시가 가능한 중국 내 공동 숙소를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K씨는 콜 센터로 유입된 조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 조직원들의 여권을 빼앗아 보관했다. 경찰 조사결과 K씨는 40cm가량에 달하는 칼을 보여주며 조직원들을 협박하고 폭행하기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달아난 조선족 총책 K씨를 비롯한 조직원 잔당들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며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환경 변화에 맞춰 범행을 수법을 진화하고 있는 만큼 '일단 돈부터 입금하라'는 말을 한다면 전화를 끊고 관계기관이 확인하는 등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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