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찍은 유가가 반등하면서 여행주의 투자 매력도 점차 부각되고 있다. 여행 상품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외형 성장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 유가는 올해 들어 평균 배럴 당 54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41달러까지 떨어진 이후 반등에 성공해 2015년 수준까지 올라섰다.
유가 상승은 여행 업종의 매출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패키지 상품 가격의 30~40%를 차지하는 항공권 가격이 오르면 상품 판매 가격을 상향 조정하기 때문이다. 저 유가 기조에 낮은 수준을 유지해온 패키지 상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전체 매출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패키지 상품 가격과 이용객이 함께 증가한다면 여행사의 실적이 한단계 '레벨업' 할 것"이라며 "매출 성장이 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가격 저항 또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가 반등하긴 했지만 5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요를 둔화시킬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로 해외 여행 수요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1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송출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 11%씩 늘어났다. 두 회사의 올해 2~4월 상품 예약률도 30%대로 늘어나 비수기 효과를 극복했다.
올해 5월과 10월 긴 연휴가 예정된 점도 긍정적이다. 패키지 여행 선호도가 높은 중장년과 가족 단위 여행이 증가 추세라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올해 출국자 수는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모두투어와 하나투어의 영업이익 합은 매년 600억원 내외를 기록했다. 2015년 출국자수는 2238명으로 2012년 대비 40.6% 증가했지만 실적은 제자리걸음이었던 셈이다.
정 연구원은 "올해는 여행 산업이 성장하면서 투자 매력이 급상승할 것"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 19배 수준은 저평가 구간"이라고 지적했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여행주의 올 1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치를 웃돌 것"이라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당순수익(EPS) 추정치도 상승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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