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킬체인 무력화 논란` 부인한 안보당국,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입력 2017-02-14 16:10 

지난 12일 북한이 발사한 무수단급(IRBM·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호가 89도로 고각 발사돼 마하 8.5 속도로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통상적인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각도인 45도보다 훨씬 높은 89도로 발사해 550㎞까지 올라갔고 바로 쐈다면 사거리가 2000㎞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이철우 정보위원장이 전했다. 이 위원장은 또 "(당국이) 북한 미사일의 탑재 용량이 더 커졌고 핵폭탄을 어느 정도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사일 속도가 당초 마하 10이 아닌 마하 8.5라는 사실도 전했다. 한민구 국방장관도 같은 날 열린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신형 IRBM 사거리는 2500㎞"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방위에서는 고체연료를 사용한 북한 신형 미사일로 대북 미사일 방어체계인 킬체인(Kill Chain)이 무력화됐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나왔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미사일 발사에서 알 수 있듯 미사일 연료를 고체연료로 하고 이동식 궤도차량에 실으면 북한은 언제 어디서라도 미사일을 숨어서 발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킬체인은 이동식미사일이나 고체연료 미사일 타격 전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사전에 탐지하기 힘들어 미사일 방어에 구멍이 뚫렸다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킬체인을 계획하는 과정에 미사일 연료주입에 걸리는 시간은 이미 감안돼 있다"며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 변화했다고 해서 킬체인이 무력화됐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야당은 한 장관이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방위에서 킬체인의 취약점을 수차례 지적할 때도 안이하게 대응하다가 이런 일이 생긴 데 대해 한민구 국방장관 등 안보관계 책임자들이 깊이 반성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신형 미사일 발사로 미국 의회에서 북한 선제타격론이 불거진 것에 대해서 한 장관은 한·미 당국 간 논의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장관은 "미국 조야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여러 옵션 중 하나로 선제타격을 거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포함해 양국 간 이야기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배치와 관련해서는 올해 안으로 배치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한 장관은 "북한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데 사드가 대단히 유용하다"며 "사드 배치 문제는 조기에 매듭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