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불법체류자 첫 단속, 680명 체포로 이민사회 공포 확산
입력 2017-02-14 15:54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실시된 첫 불법체류자 색출 작업에 680여명의 이민자가 체포됐다고 미국 국토안보부가 13일(현지시간) 밝혔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번 단속이 이민세관단속국(ICE) 주도하에 진행된 일상적인 단속"이라며 "체포자 가운데 75%가 범죄 경력자"고 말했다. 살인과 같은 중범죄자가 주로 생포됐지만 음주운전 경력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 장관은 이번 단속이 미국 이민법을 위반한 불법체류자들에게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대중의 안전에 위협이 되거나 과거 범죄행위로 기소됐거나 이민법을 위반했거나 한차례 추방당했음에도 불법으로 미국에 재입국한 사람들이 주요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
애틀랜타, 시카고,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를 비롯해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텍사스, 일리노이주 등 12여개 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불법체류자 체포 작업은 미국 이민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국토안보부는 통상적인 단속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트럼프발 불법체류자 추방작전'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집과 일터를 급습해 전격적으로 체포해가는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로스앤젤레스 등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에서 체포된 불법체류자 161명 중에는 범죄경력이 있는 사람이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이들 중 30여명이 이미 멕시코로 추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민법센터의 시우밍 치어 선임변호사는 로이터에 "이제 어느 누구도 체포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어떤 상황보다 이민사회의 공포 수위가 높다"고 말했다. 중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단지 불법체류를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순간 체포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본토에서 불법체류자 300만명을 추방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오바마 행정부 때도 불법체류자 200만명 이상이 추방됐고 최다 추방자 수는 2012년 40만9000명이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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