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朴대통령 40년 대학후배의 어떤 고별사
입력 2017-02-14 15:04  | 수정 2017-02-20 12:45
2016학년도 서강대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고별사를 하는 강윤하씨(사회학과)

책임을 져야하는 무거운 자리들이 원칙과 염치를 모르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중략) 편법, 불법, 부도덕한 행위를 하지 않으며 실력으로 경쟁할 것입니다. 초등학교 도덕교과서에 나오던 '정직하게 살아야한다'는 말이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음을 대학교를 떠날 때가 되어 깨닫습니다.”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16학년도 학위수여식. 단상에 오른 졸업생 대표 강윤하(26)씨의 고별사에 조금은 소란스러웠던 좌중이 일시에 조용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전자공학과·1970학번)의 모교인 서강대학교에서 40년 후배인 강씨(사회학과·2010학번)가 사회로 첫 발을 내딛으며 스스로에게 한 다짐에 모두가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강씨는 A4용지 1페이지에 불과한 고별사에서 '정직'을 네차례나 언급했다. 그는 "고민하는 삶을 살려 한다”며 고민이 생각의 성숙을 위함이었다면 정직이라는 가치가 그 구체적인 행동의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정직하게 살아갈 것”이라며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정직을 추구한다면 이 사회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졸업직후 한국조사협회 연수생 신분으로 한국갤럽에 파견근무하는 강씨는 고별사를 통해 현 시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한 현 시국을 지켜보며 그동안의 생각과 앞으로의 다짐을 고별사에 담았다”며 축제의 장소인 졸업식에서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해 에둘러 표현했다”고 말했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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