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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참이 고참 소개하라” 힐만 감독이 강조한 `리스펙트`
입력 2017-02-14 12:25 
SK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선수단에 독특한 지시를 내렸다. 신참 선수들이 고참 선수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아시아 야구에도 해박한 힐만 감독 스타일의 아이스 브레이킹이었다.
14일 SK구단에 따르면 지난주 힐만 감독은 8명의 선참(박정권, 박재상, 조동화, 신재웅, 박정배, 채병용, 나주환, 임준혁)과 미팅을 했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미팅에서 힐만 감독은 고참 선수들의 임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 날 힐만 감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선수들끼리 더 잘 알아가는 시간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선참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신참 7명과 새 외국인 타자 대니 워스까지 8명이 선참 8명에 대해 알아보고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힐만 감독은 소개 대상 선참과 소개할 신참을 한조로 묶어 신참이 선참의 A부터 Z까지 알아보고 선수단 전체에게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도록 했다. 11일, 대니 워스가 박재상을 소개한 이후 14일까지 선참 8명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러한 시간을 갖는 이유에 대해 힐만 감독은 신참에게 선참을 소개하도록 한 이유는 그 동안 같이 야구를 하면서도 잘 몰랐던 선참들의 진솔한 내용을 후배들이 직접 소개하면서 서로를 좀 더 알아가는 계기를 마련하고, 선참에 대한 존중(respect)을 유도하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대니 워스를 포함한 이유에 대해 힐만 감독은 외국인 선수도 같은 팀의 일원으로 선참에 대해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대니 워스는 서로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인터뷰를 하고 질문을 하려니 처음에는 너무 어색하기도 했고 지루한 점도 있었다. 그런데 몇 번 해보고 나니 박재상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게 됐고 어느 새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다”면서 새로운 선수로서 기존 팀원, 베테랑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은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 감사하다”고 속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분명 박재상과 나는 일생을 지구 반대편에서,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왔지만, 정말 신기한 점은 그 속에서도 비슷한 점이 많았다는 것이다.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나 생각하는 방식, 즐기는 것들에 대해서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주장을 맡게 된 박정권을 소개할 예정인 임석진은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박정권 선배님과 나이 차이도 많이 나서 처음에는 말 걸기도 쉽지 않다. 어쩔 줄 몰랐는 데, 선배님이 먼저 말 걸어주고 챙겨줘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나한테 궁금한 거 없냐고 물어봐 주고 조금이라도 더 말해주려고 했다. 노트 안에 조언의 말도 써주곤 한다. 한참 어렵게만 느껴졌던 선배들과 조금은 가까워진 느낌이 들고 큰 형님이 생긴 것 같아서 든든하다”고 말했다. 박정권은 힐만 감독님이 선참에 대한 중요성과 임무에 대해 많이 강조한다. 이번 일도 선참을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후배와 격의없는 대화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 생각된다. 처음으로 일주일정도 나를 계속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다. 후배와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처음 프로에 입단했을 때로 돌아가 지금까지 해 오면서 잘못했던 점에 대해서도 같이 이야기하다 보니 많이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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