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2월 13일 뉴스초점-안중근과 밸런타인데이
입력 2017-02-13 20:10  | 수정 2017-02-13 20:37
'네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걸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가 아들에게 쓴 편지글입니다

이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안중근 의사가 일본 총리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날은 1910년 2월 14일이었죠.

최근 한 초등학생에게 '안중근 의사가 어떤 사람이냐' 물었더니 '독립군을 치료한 의사 선생님'이라고 답했다죠.

자식을 죽음으로 내몰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의 심정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의 존재는 이렇게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2월 14일에 관한 또 하나의 슬픈 이야기.

서기 270년,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는 청년들을 군에 보내기 위해 금혼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의 성인인 발렌티누스는 슬퍼하는 연인들을 보다못해 몰래 결혼식을 올려줬고, 결국 이것이 들통나 사형을 당하게 되죠.


그날은 서기 269년 2월 14일이었습니다.

'초콜릿을 선물하면서 사랑을 고백하라'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밸런타인데이는 연인끼리 초콜릿을 주고 받는 이벤트 데이 정도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연인들의 안타까운 처지를 그냥 둘 수 없어 국법을 어겼다가 사형 당한 성직자는 잊혀진 채 말이죠.

지금쯤 초콜릿과 선물을 고르고 있거나 이미 구입한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저 상술에 휘말리지 말자는 소리가 아닙니다.

적어도 안중근 의사가 누구인지, 밸런타인데이가 조금은 슬플 수도 있는 날이란 것쯤은 알았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지금 이렇게 우리가 있을 수 있는 건, 모두 역사 속 그들 덕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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