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고래떼가 모래톱에 고립되면서 340마리 가까이 떼죽음을 당했으나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12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뉴질랜드 남섬 북단 골든베이에 있는 페어웰스핏에서는 지난 9일과 11일 모두 650여 마리의 들쇠고래(pilot whale)가 모래톱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9일 밤에는 416마리가 모래톱에 갇혔고 다음 날 아침 30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습니다.
이틀 후인 11일에도 다시 240마리가 갇히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고래들이 떼죽음을 당했거나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가 뉴질랜드 곳곳에서 현장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몰리면서 인근 도로는 정체까지 빚어졌고 주차장이 부족해 현장의 뉴질랜드 자연보호부 관계자들이 차량 정리에 진땀을 흘렸다고 언론은 전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급한 대로 뜨거운 햇볕을 피하도록 젖은 수건을 고래 등에 덮어주거나 양동이를 이용해 고래에게 계속해 물을 뿌렸습니다.
특히 지난 11일 240마리의 고래들이 새로 해안으로 접근하면서 현장의 자원봉사자 약 200명은 '인간 띠'를 만들어 고래들의 접근 차단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두 번째로 갇힌 240마리 중 대부분은 11일 늦은 밤 만조를 이용해 스스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언론은 전했습니다.
이제 17마리만이 물이 들어와 탈출할 수 있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연보호부 관계자들은 고래들이 다시 해안가에 갇히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골든베이는 길게 바다로 뻗은 지형 때문에 고래들이 방향을 잘못 잡고 앞으로 나가다 모래톱에 걸리기 아주 쉬운 곳입니다. 6년 전 이맘때에도 들쇠고래 70여 마리가 모래톱에 걸렸으나 주민들의 신속한 구조작업으로 모두 바다로 돌아갔습니다.
고래들이 떼로 갇힌 이유로는 지형상의 이유가 우선 꼽히고 있으며 다른 한쪽에서는 먹이를 쫓거나 자신들을 노리는 포식자를 피하려다 해안가로 왔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고래들이 떼로 해안가에 갇히는 비율이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편입니다. 1918년에는 채텀 아일랜드에서 들쇠고래 1천여 마리가, 또 1985년에는 그레이트배리어 아일랜드에서 역시 들쇠고래 450여 마리가 갇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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