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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동양·서양의 흥미로운 만남…오락 취향 저격 `그레이트 월`
입력 2017-02-11 09:0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영화 그레이트 월은 중국의 만리장성을 소재로 역사와 전설을 엮어 흥미롭게 풀어냈다. 흥미진진하고,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중국 장이머우 감독의 사극과 월드워Z 제작진·배우 맷 데이먼의 SF라는 동양과 서양의 만남도 어색하지 않게 섞였다. 1800억원을 투입한 어마어마한 스케일은 대중이 좋아할 블록버스터 오락영화로 해도 손색없을 만큼 즐기기에 나쁘지 않은 작품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인 검은 가루 화약을 찾아 미지의 땅에 온 윌리엄(맷 데이먼)과 페로(페드로 파스칼)는 사막과도 같은 어마어마한 대륙을 돌아다니다가 무명 수비대에 사로잡힌다. 포로 신세가 돼 갇힌 이들은 성을 공격하는 정체불명의 적을 마주한다.
괴생명체에 놀란 동시에, 이들을 막으려는 무명수비대의 어마어마한 병력과 무기들에 압도된다. 피할 수 없는 전쟁터임을 알게 된 윌리엄은 신궁에 가까운 활 실력을 선보이며 이들의 싸움에 합류, 치열한 전쟁을 벌인다.

먹고 살기 위해, 돈을 위해 전투에 참여하고 최고 무기를 얻으려 했던 윌리엄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서로를 향한 신뢰만으로 목숨을 내놓은 이들에게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휩싸인다. 누구도 믿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졌던 그가 변모하는 지점도 영화를 보는 포인트다.
무명 수비대를 이끄는 린 장군(경첨)의 기개가 윌리엄을 변화시키는 데 한몫한다. 물론 이 영화는 린 장군뿐 아니라 모든 병력이 인해전술을 기본으로 엄청난 무기와 뛰어난 전술을 선보이는데 관객은 그 엄청난 스케일의 군대에 시종 압도될 만하다. 구식이라고 폄하될 수도 있는 무기들(사람들 포함)도 크기와 화력 면에서 세고 강력하다.
30만 마리의 괴생명체를 비롯해, 12세기 당시 건축 방식을 따라 실제 20만 개가 넘는 벽들을 이용해 쌓아 올린 성벽, 투구·어깨판·전투화 등 18가지로 나눠진 1만 점의 갑옷 세트, 2만 점이 넘는 검·창·그릇·가구 등의 소품들이 영화 속 화려한 볼거리를 더한다. 비주얼적인 면에서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60년마다 진화한 상태로 나타나는 괴생명체가 영리한 점도 영화를 보는 맛을 더한다. 가상 존재의 등장이 전설 속에서나 있을까 의심할 만하지만 인간의 탐욕으로 치환시키면 충분히 다른 어떤 형태로 있을 만한 존재들이다. 좀비떼처럼 보이는 이들과 대치하고 전투를 벌이는 장면 장면은 관객의 숨을 이따금 멈추게 하며 몰입시킨다. 이들을 무력화시키는 물체도 허무하게 다가올 수 있으나 나름의 해결책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윌리엄과 린의 로맨스를 최소로 배제한 점도 좋다. 오히려 경첨은 두려움 따윈 모르는 카리스마와 걸크러시 매력을 뿜어낸다. 여성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표현된 작품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중국 사극에 손사래 치는 이들도 포섭할 것 같다. 물론 중국의 정서를 현실적으로 담아내 호평받았던 장이머우 감독의 스타일과는 다른 느낌이기에 실망하는 이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쉬지 않고 몰아붙이는 전개가 103분을 어떻게 흘러가게 하는지 모르게 하니 그 즐거움에 만족하는 관객이 더 많을 것 같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최초로 3면을 이용한 스크린X로 개봉하는데, 대형 스크린에 최적화된 작품이라 할 만하다. 거대한 만리장성이라는 배경 하나만으로 스크린이 꽉 찬다. 12세 이상 관람가. 15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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