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 대통령측 재판 지연전술에 헌재 '되치기' 시작
입력 2017-02-09 19:52 
헌재 되치기 / 사진=MBN
박 대통령측 재판 지연전술에 헌재 '되치기' 시작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 측의 '지연 전술'에 끌려간다는 인상을 주던 '8인 체제'의 헌법재판소가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과 주심 강일원 헌법재판관 주도 하에 박 대통령 측의 일방적 변론에 제동을 걸며 태세를 전환했습니다.

9일 헌재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12차 변론기일에서 이 권한대행은 대통령 측이 증인신문에 개입해 불필요한 질문을 할 때마다 말을 잘랐습니다.

이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 측이 조성민 전 더블루 K대표에게 월급을 어떻게 나눠 받았는지를 계속해서 묻자 "월급을 받았다는 사실을 지금 장시간 질문하고 있다"면서 "효율적으로 신문하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박 대통령 측이 조 전 대표에게 K스포츠재단의 정관과 관련해 말꼬리를 잡자 "신문 내용이 너무 지엽적"이라고 막아서기도 했습니다.


이 권한대행은 오후 심리를 시작하면서도 "신문 내용이 부적절한 경우 질문 중간이라도 제지할 수 밖에 없다"고 대통령 측에 일침을 놓았습니다.

탄핵심판 주심인 강일원 헌법재판관 역시 박 대통령 측을 향해 공세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강 재판관은 박 대통령 측이 계속해 조씨의 검찰 수사기록 내용을 다시 물어보자 말을 끊고 "지금 왜 수사기록을 다 확인하고 계시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대통령 측이 조씨에게 "급여가 법인카드로 나간 게 아니냐"는 엉뚱한 질문을 하자 강 재판관이 말 허리를 끊고 "급여가 어떻게 법인카드로 나가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헌재가 이날 탄핵심판 변론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끄려 하는 것은 박한철 소장이 지난 1월 31일 퇴임한 이후 8인 체제의 공정성과 신속성을 둘러싸고 잡음이 나오는 것과 관련돼 있다고 풀이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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