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국으로 간 아베, 트럼프 공세 막아낼 선물에 고심
입력 2017-02-09 16:58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일 오후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떠났다. 아베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통상·환율·안보에 이르기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날카로운 공세를 막아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부담이 큰 정상회담이다.
10일 오후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대미무역흑자, 특히 자동차분야의 무역역조를 거론하며 아베 총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거론하며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아베노믹스의 근간인 엔저 정책까지 거론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미국에 대한 대규모 인프라투자를 선물보따리를 방패삼아 트럼프 대통령 설득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 정부는 재계와 미국 투자 패키지를 논의해왔으며, 연기금이나 정부 산하 금융기관까지 총동원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일본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는 트럼프 정권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지적재산권 등의 분야에서 미일이 힘을 모아 새로운 룰을 만들자고 제안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중국이 세계무역을 주도할 경우 견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들어 다자간 무역규범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는 방어논리를 편다는 전략이다.
미일 정상회담만 놓고 보면 창과 방패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지만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1박2일은 겉으로는 여태껏 본적이 없을 정도로 친밀함을 과시하는 일정으로 짜여져있다.
10일 오후 정상회담과 오찬에 이어 두 정상은 대통령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타고 플로리다주 팜비치 리조트로 향한다. 팜비치 트럼프 별장에서 부부동반 만찬이 있을 예정이다. 11일에는 두 정상은 조찬과 오찬을 같이 하며 하루 종일 골프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당초 27홀을 도는 것으로 조율됐으나, 골프 모임에 대한 비판의 시각이 높아18홀로 조율중이라고 교도통신이 이날 전했다. 골프모임 후 만찬도 함께 하는 방안이 조율중이다. 이럴 경우 1박2일 동안 무려 5번이나 식사를 함께 하는 셈이다. 아베 총리는 친근한 분위기에서 통상 외환 등 미묘한 갈등관계에 대해 일본의 입장을 충분히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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