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투기등급 채권에 몰리는 뭉칫돈
입력 2017-02-09 16:4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활성화 정책에 기대를 건 투자자들이 미국 투기등급 채권(정크본드)에 대한 베팅을 늘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정크본드 시장에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정크본드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채권값 상승은 채권금리(수익률) 하락을 뜻한다.
투자 부적격등급 회사채로 뭉칫돈이 몰리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규제완화, 감세,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가시화되면서 미국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법인세 인하로 미국 투기등급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줄고 규제 완화와 경기 활성화 여파로 이들 기업의 수익성이 제고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작년 12월 이후 정크본드에 투자하는 펀드에 1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최고 21.7%에 다달았던 투기등급 채권의 수익률은 10% 수준까지 급락했다.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수준인 CCC등급 회사채로 들어온 돈이 1년새 70% 가까이 늘었다. 투기등급 구간에 있는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는 올 들어서만 41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을 놓고 볼 때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메리 보워스 HSBC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FT에 "지난해 시장에서는 공포감이 가득했지만 최근에는 트럼프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정크본드 시장의 과열 양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에 따르면 향후 5년간 미국에서는 1조달러에 이르는 정크본드 만기가 도래한다. 특히 2021년에는 4000억달러의 정크본드 만기가 집중돼 있다. 세계 최대의 채권펀드회사인 미국 핌코는 트럼프 리스크에 대비해 정크본드 등 고위험 자산의 비중을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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