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배터리 소재 넘보는 포스코…업계 "원료 조달 완충판 기대"
입력 2017-02-08 16:11 

포스코그룹이 리튬이온배터리의 기초소재 중 하나인 탄산리튬을 처음으로 국산화한다. 또 배터리 중간 소재 생산에도 역량을 강화한다.
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날 전남 광양 포항제철소 안에 세운 리튬 생산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 공장에서 연간 2500t의 탄산리튬을 생산해 포스코ESM, LG화학, 삼성SDI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노트북용 배터리 7000만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배터리업계는 포스코가 소재 생산에 나서면서 원료 조달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포스코가 상대적으로 일본에 뒤쳐졌던 배터리 소재기술을 확보하면 한국 배터리 산업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향후 국내외 탄산리튬 생산규모를 4만t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리튬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최근 중국업체들이 리튬 사재기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며 "포스코가 리튬을 국산화하면서 한국 배터리업계는 리튬 가격 변동의 완충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리튬 생산공장 준공식에서 배터리 분야에서 포스코의 영역을 더 넓히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양극재용 고순도 니켈 생산과 양·음극재 개발 등을 통해 에너지소재 사업을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리튬이온배터리 소재 사업에 깊숙이 발을 들여놨다. 포스코켐텍은 천연흑연을 활용해 만든 음극재를 배터리업계에 공급하고 있다. 양극재 제조업체인 포스코ESM도 최근 LG화학과 거래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가 배터리 산업에 안착하려면 앞으로 장기간 투자를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탄산리튬 생산기술의 상용화도 지난 7년동안 연구개발(R&D)을 이어온 결과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화학반응을 통해 직접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 개발에 세계 최초로 나섰다. 그 결과 기존 자연증발식 추출법보다 더 짧은 시간에 많은 탄산리튬을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기초소재를 가공하는 중간소재 분야는 선발주자인 일본 업계와 기술 격차가 크다. 음극재 소재인 인조흑연만 해도 국내 배터리업계는 전량 일본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한다. 포스코켐텍이 생산하는 천연흑연은 결정이 불규칙해 배터리 음극재용으로는 인조흑연보다 품질이 떨어진다. 이에 포스코켐텍은 인조흑연과 차세대 음극소재인 실리콘카본 생산 기술에 대한 R&D를 하고 있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ESM은 생산규모를 늘리는 게 관건이다. 선 교수로부터 이전받은 물질을 활용해 성능이 높은 양극재 생산에 성공했지만, 아직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포스코ESM가 LG화학에 납품하는 양극재는 니켈 함량이 60% 이상이면서 안전성을 확보한 중대형배터리용이다. 양극재의 니켈 함량이 높으면 에너지를 더 많이 저장할 수 있지만 폭발위험이 커져 이전까지 중대형배터리용 양극재의 니켈함량은 50% 수준을 넘기지 않았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