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백두산 호랑이, `호랑이 숲` 이송 9일 만에 폐사
입력 2017-02-08 10:52  | 수정 2017-02-09 11:08

지난달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으로 이송됐던 백두산 호랑이 2마리 중 한 마리가 병으로 폐사했다.
산림청은 백두산 호랑이를 국내 숲에 방사한다는 계획에 따라 지난달 25일 대전 오월드동물원에서 백두대간수목원으로 이송된 11살 백두산 호랑이 '금강이'가 지난 3일 오후 4시20분께 폐사했다고 7일 밝혔다. 이송 된지 9일 만이다.
수의사들은 1차 부검 결과 금강이의 사인이 만성신부전증으로 오래전부터 병을 앓아왔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대전에서 경북 봉화까지 250㎞를 5시간에 걸쳐 이동하면서 스트레스가 가중돼 폐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산림청은 예민하기로 유명한 호랑이를 다른 시설로 이송하기 위해 수의사와 사육사들이 동행한 가운데 시속 70㎞ 속도의 무진동 항온항습 차량으로 조심스레 이동했다.

또 1시간마다 15분씩 휴식을 취하며 신중하게 이송작전을 펼쳤지만 질병으로 쇠약했던 금강이는 결국 장거리 이동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황근연 백두대간수목원 박사는 "금강이가 백두대간에 온 뒤 줄곧 밥을 잘 먹지 않았다"며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대전 동물원에서 데려온 호랑이라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6년간 금강이를 돌봤던 대전 동물원에서도 금강이에게 병이 있었단 사실을 몰랐고 외견상 별 이상이 없었단 입장이다.
수목원은 현재 폐사한 금강이의 조직을 떼어내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 결과는 2∼3주 후 나올 예정이다.
한편 금강이와 함께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에서 백두대간수목원으로 옮겨온 15살 백두산 호랑이 '두만이'는 매우 건강한 상태다.
산림청은 오는 4월게 서울대공원에서 암컷 백두산 호랑이 2마리를 추가로 백두대간수목원으로 옮겨와 번식을 유도할 계획이었지만 금강이의 폐사로 차질이 예상된다.
이 두 마리 호랑이 모두 한·중 산림협력회의를 통해 산림청이 중국에서 기증받은 것으로, 산림청은 안정과 적응 훈련을 거친 뒤 관람객에게 공개할 예정이었다.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은 국내에서 호랑이를 전시하는 가장 넓은 곳(4.8ha)으로 자연 서식지와 최대한 유사한 환경으로 만들어졌다.
국내에서 발견된 마지막 백두산 호랑이는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잡힌 호랑이로 알려졌으며 백두산 호랑이가 한반도 남쪽 숲에 방사된 것은 100여년 만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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