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람도 등급 있다?…박탈감 가중시키는 '직업등급표'
입력 2017-02-07 19:32  | 수정 2017-02-08 20:58
【 앵커멘트 】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죠.
대부분의 결혼정보회사는 직업에 따라 사람의 등급도 분류하고 있는데, 갈수록 진화 아닌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전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결혼정보회사의 직업등급표입니다.

1등급부터 15등급까지 세세하게 등급이 나뉘어 있는데, 주로 의사와 고시합격자들이 상위권에 있습니다.

다른 회사의 등급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재산과 출신학교, 키와 몸무게에 따라 점수까지 매겨져 있습니다.


대머리는 10점을 차감하기도 합니다.

▶ 인터뷰 : 한의사 / 결혼정보회사 가입자
- "저보고 (스펙이 좋으니) 많이 만나달라는 요구가 있는 느낌이었고 (꼭 만나달라고) 구체적으로 요구를 하신 적도 있고요."

▶ 스탠딩 : 전준영 / 기자
- "실제로 제 사진을 데이트 앱에 올려보겠습니다. 나쁘지 않은 반응입니다. 이번엔 직접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해서 등급이 얼마나 나오는지 보겠습니다."

▶ 인터뷰 : 결혼정보회사 직원
- "어디 다니세요?"
- "제가 직업은 기자거든요."
- "이 스펙을 좋아하실지…기자라는 게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거절하시는 분은 거절하시니까…."

직업 등급표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 인터뷰 : 안지혜 / 경기도 시흥시 하상동
- "그렇게 한우 등급 나누듯이 하는 건 조금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 인터뷰 : 박지운 / 경북 경산시 백천동
- "스펙으로 인해서 저희가 사는데 경제적 자립도에 지장은 있으니까 어느 정도…."

결혼정보회사의 어쩔 수 없는 영업방식이라고는 해도 직업으로 사람의 등급마저 매기는 것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습니다.

MBN뉴스 전준영입니다.

[seasons@mk.co.kr]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변성중 기자,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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