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커지는 '싼커'의 영향력…"서울 사람의 마음 담고 갑니다"
입력 2017-02-06 13:13  | 수정 2017-02-06 13:15
사진=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 사는 주부 장모(35)씨는 서울 방문만 일곱번째였습니다. 간장게장을 먹으러 지난달 남편과 2박 3일 일정으로 들렀습니다.

베이징에도 한국 식당이 많지만 장씨 부부는 본토 맛을 즐기러 종종 비행기에 오르곤 했습니다.

장씨 부부는 쇼핑 핫 플레이스인 강남 가로수길과 세로수길도 좋아합니다. 이번에는 선물용 100만원짜리 가방과 34만원짜리 선글라스만 샀습니다. 면세점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건너뛰었습니다.

숙소는 시내 한 특급호텔인데 단체 관광객들이 너무 북적여서 다음에는 부띠끄 호텔에 묵을 계획입니다.


역시 베이징에서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30대 남성 주모씨는 부모님을 모시고 일주일간 서울에서 오붓한 시간을 즐겼습니다. 난타 공연을 보고 한강 유람선을 탔으며 시내를 둘러볼 땐 씨티투어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중국인 개별 관광객 '싼커'들은 단체 관광객 '유커'들과는 관심사부터 쇼핑 장소까지 여러모로 다릅니다.

서울시는 중국 관광객 대상 마케팅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달 유커 5명, 싼커 15명, 가이드 2명, 관광안내소 직원 2명을 심층 인터뷰했다고 6일 밝혔습니다.

싼커들은 서울 방문 목적이 주로 휴식, 쇼핑, 음식이었습니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와 스마트폰 지도·중한 사전을 갖추고 최근 뜬 맛집을 찾아가고 서울 '패션 피플'이 입는 옷을 삽니다.

서울시 관광사업과 관계자는 "서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실제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커'들은 멀리 떨어진 숙소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 남산, 남대문 등을 찍고 면세점을 순례하는 빡빡한 일정으로 다니느라 '5일 여행하면 일주일은 쉬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인터뷰에 응한 싼커들은 1인당 쇼핑 예산이 수백만원이라고 답하는 등 구매력도 상당해 보입니다.

선양에서 온 30대 초반 여성 2명은 "어제 도착해서 명품 옷과 얼굴 마사지 기계, 화장품, 아기 옷 등 각자 200만원어치 밖에 못 샀다. 아직 시작도 못 했다"고 말했습니다.

남자친구와 함께 5일 일정으로 온 국가기업 직원 쉬모(28)씨는 "화장품 등을 사달라는 부탁이 많아서 쇼핑 예산은 380만원이다"라며 "250만원짜리 유럽 명품 가방을 샀는데 중국보다 가격도 싸고 종류도 많아서 만족했다"고 말했습니다.

칭다오에서 온 30대 자영업자 여성은 "김과 과자, 명품 화장품 등을 사는 데 180만원 넘게 썼는데 더 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싼커든 유커든 손에는 쇼핑 봉투를 들고 마음에는 서울 사람들을 담고 갑니다.

인상 깊은 경험을 묻는 질문에 다들 관광 중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해가며 친절하게 길을 알려준 사람, 식사할 때 아이를 돌봐 준 식당 직원,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문화재 해설사,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운전자들에게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세련된 서울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옷차림과 화장을 보며 영감을 얻는다는 답도 있었습니다.

나쁜 경험 역시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불친절한 화장품 가게 직원이나 강매하는 상인 등이 거론됐습니다. 특히 불친절, 바가지 요금, 언어 소통 안됨 등으로 택시 기사들을 향한 불만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들은 전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에 중국어 안내가 부족하고 식당에 중문 메뉴판을 찾기 어려운 점 등은 불편하다고 호소했습니다. 면세점은 너무 복잡해서 꺼리기도 했습니다.

서울시는 사드 갈등 가운데 싼커들을 계속 유치하기 위해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중국 인기 예능 프로그램 촬영지로 간접광고(PPL)를 하고 바이두 등에 온라인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영향력이 큰 파워블로거(왕홍)를 초청해 서울 관광 팸투어를 합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싼커들의 편의를 위해 서울관광 모바일 앱 서비스를 개선합니다.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스마트폰 사용자 주변 관광명소나 행사 할인쿠폰 등 정보를 자동 제공하는 것입니다.

교통카드와 16개 관광시설 연계해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디스커버 서울 패스는 이미 5천장 이상 팔렸습니다. 올해는 2∼3일권으로 다양화하고 평창올림픽과 연계한 스페셜 패스도 내놓을 예정입니다.

체험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모바일 장터도 규모를 확대합니다.

음식점 중국어 모바일 메뉴판 제작 지원과 관광명소 표지판 안내체계 정비 등도 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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