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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tv] `신혼일기` 나영석의 신혼예능은 유효할까
입력 2017-02-06 12:16  | 수정 2017-02-06 15:1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결혼 8개월차 연예인 부부 구혜선·안재현의 tvN '신혼일기'가 첫 전파를 탔다. 문창호지를 뚫고 신혼생활을 엿보는 관찰 예능은 그동안 나영석 PD가 해왔던 틀과 비슷하면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
지난 3일 방송된 '신혼일기'에서는 구혜선·안재현 부부가 강원도 인제의 빨간지붕집에 이사와 겨울을 났다. 구혜선은 집안 구석구석을 손 봤고, 안재현은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했다. 두 사람은 드라마 리딩 현장에서 처음 만나고, 촬영 대기 중 첫키스를 했던 추억도 더듬어갔다.
'신혼일기'는 동화 같은 연예인 커플인 구혜선·안재현 부부의 실제 생활을 관찰하는 예능이다. 연예인 부부가 한적한 시골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갈등과 화해를 담아낸다. 방송에서 단편적으로 전해지는 연예인 부부의 일상보다는 30여년 동안 각자 살다가 '결혼'이라는 울타리 속에 들어간 부부를 그릴 예정이다.
'꽃보다' '삼시세끼' '신서유기' 등을 연출한 나 PD가 이번에 선택한 카드는 '신혼'이다. 그동안 남자 출연자나 나이 차이가 나는 이들을 묶어 웃음을 전했던 그는 삶을 공유하게 된 남녀의 섬세한 감정에 돋보기를 댔다.

'신혼일기' 속 잔잔하게 흘러가는 연출은 전작과 같았다. 구혜선·안재현 부부는 살림살이를 새집에 들어놓고, 밥을 먹고, 설거지했다. 하루에 세끼를 해결하는 '삼시세끼'를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동등한 위치에 있는 남녀가 새롭게 생활을 정하는 방식은 색달랐다.
구혜선은 오랜 자취 생활에서 터득한 요리방법으로 투박하지만 맛이 좋은 요리를 했고, 안재현은 맛과 더불어 보기 좋은 음식을 했다. 요리부터 정리, 장보기 등 모든 생활에서 두 사람 사이에는 차이가 있었다.
구혜선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결혼 전에는 안재현과 정말 닮은 줄 알았다. 막상 결혼을 하고 나니 다른 점이 많더라"고 말했다. 이 부부의 다름은 대화 주제나 취향보다는 삶의 방식에 가까웠다. 많은 대화를 나누더라도 함께 살지 않으면 미처 알지 못하는 것들이었다.
나 PD는 '신혼일기'에서 남자 출연자들이 몸을 부대끼면서 전했던 웃음의 자리에 남녀의 섬세한 감정을 채웠다. 제작진의 개입보다는 신혼부부의 생활을 담는 데 집중했다. 강원도 인제 풍경과 음식 조리 과정을 최대한 아름답게 담아내 남녀의 감정선이 흐트러지지 않게 했다.
나 PD는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프로젝트는 컸던 반면에 이번에는 작은 규모로 촬영했다. 얼마나 관심을 받을지도 모르겠다"며 "제작진도 오랜만에 접해보는 도전이다. 남녀의 관계를 다루는 것은 어렵더라"고 설명했다.
tvN을 대표하는 나 PD의 예능은 최근 힘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똑같은 포맷에 출연자를 바꿔 연이어 시리즈로 제작했기 때문이다. 새 시즌에 '나영석'이라는 기대는 있으나 그 이상의 반응을 내기는 어렵게 된 것이다.
나 PD와 제작진은 '신혼일기'에서 힘을 더 주기보다는 오히려 가볍게 남녀의 관계를 다루려고 했다. 영상과 음악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신혼부부가 삶을 맞춰가는 길을 따라갔다. 남녀의 감정선이 담긴 '신혼일기'는 '나영석 표' 예능에 또 다른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신혼일기' 첫회는 5.58%(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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