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샤 7만원 아이섀도` 반발에 서영필 대표 `불편한 기색`…왜?
입력 2017-02-06 10:44  | 수정 2017-02-06 16:19
지난달 24일 미샤가 새롭게 선보이는 '이탈프리즘' 라인 가격대에 대해 소비자와 업계의 반발이 일어나자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대표는 본인의 SNS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7만2000원인데 신제품 출시기념으로 할인해 4만8000원입니다"
새로운 아이섀도가 나왔다는 소식에 근처 미샤매장을 들은 대학생 정모씨(23·여)는 제품을 다시 내려 놓았다. 기존 미샤 제품과 비교해 턱없이 높은 가격에 놀란 탓이었다. 정 씨는 "가격대가 낮아 부담없이 이용했던 로드숍 브랜드에서 백화점 명품브랜드와 맞먹는 제품 가격에 당황했다"면서 "제품의 질도 좋지만 동일 가격이라면 굳이 로드숍을 이용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에이블씨엔씨의 브랜드숍 미샤가 최근 출시한 '이탈프리즘 아이섀도우' 가격을 놓고 소비자와 화장품업계의 차가운 반응이 이어지자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대표가 직접 목소리를 냈다.
서 대표는 지난달 24일 직접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샤 신제품은 이태리에서 제조해 어렵게 출시한 제품"이라며 "동일 제조소에 생산된 소위 럭셔리 화장품의 가격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비싸다는 말이 넘친다"고 현 상황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서대표는 이어 "그렇게 믿는 것은 소비자의 자유이지만 비싸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대로 받아들여지려면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고 덧붙였다.
야심차게 선보인 신제품 라인이 냉담한 반응을 얻는 것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셈이다.

미샤는 지난해 10월 새로운 색조라인인 '이탈프리즘' 컬렉션을 출시하고 아이섀도를 비롯, 립제품 등 총 13품목을 선보였다. 이 라인은 이탈리아의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인터코스와 협업해 만든 제품들이다.
윤경로 에이블씨엔씨 상품기획실장은 제품 발매 당시 "인터코스사와 1년 여간의 꾸준한 협력 개발 연구 끝에 고가의 명품화장품에 준하는 품질의 화장품이 탄생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첫 선을 보인 '미샤 모던 섀도우'는 1만6000원대로 다른 로드숍 브랜드 경쟁 제품과 비교해 3배나 비싼 가격으로 출시돼 소비자와 업계의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어 이달 공개한 '모던 섀도우 컬렉션 이탈프리즘'는 7만2000원으로 로드숍 최고 가격으로 내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연이어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인터코스는 샤넬, 디올, 로레알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제조회사로 알려져 색조 화장품의 명가(名家)로 불린다. 샤넬의 아이섀도팔레트는 6만9000원대, 디올의 제품은 8만4000원으로 출시되는 것을 고려하면 미샤의 제품 또한 비슷한 품질에 비슷한 가격대로 나온 셈이다.
회사가 제품 품질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과 달리 소비자 반응이 차가운 것은 미샤가 저가 로드숍브랜드의 대표주자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3300원 화장품'의 신화를 만들었던 미샤는 제품의 가격대는 평균 1만원대(색조 기준)이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 때는 2012년에는 최고 매출인 4523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등 로드숍 화장품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업계 순위에서 계속 밀려나고 있다. 때문에 서 대표는 색조화장품에 주력해 인터코스에 제조의뢰를 하고 색조 라인을 강화하는 등 미샤의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유의 '저가 이미지'에 발목이 잡히면서 가격에 대한 소비자 반발까지 떠앉게 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로드숍 시장의 포문을 연 미샤에게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브랜드 이미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동일 품질이라고는 하나 일반적으로 백화점 브랜드로 인식되는 명품 화장품과 로드숍 사이 가격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의 가격 반발을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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