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단독] MBK, 코웨이서 2천억 회수
입력 2017-02-05 17:41  | 수정 2017-02-05 21:49
환경가전 전문기업 코웨이의 대주주인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2000억원가량의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는 2013년 초 코웨이 인수 이래 4년 만에 금융권 차입금을 제외한 4200억원의 투자금을 모두 챙기게 됐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조만간 보유하고 있는 코웨이 지분 30.90%를 담보로 약 1조원을 리파이낸싱(차환) 대출받을 예정이다. 기존 금융권 대출 8300억원을 1조원 이상으로 늘려 차액만큼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주선 대표주간사는 미래에셋대우가 맡는다.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코웨이홀딩스를 통해 대출을 받은 뒤 대출금 규모만큼 코웨이홀딩스로부터 배당을 받아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자본재조정(Recapitalization)'이라는 금융기법이다. 투자자가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대신 지분 담보대출을 추가로 받아 투자금을 먼저 회수한 뒤 향후 기업을 매각해 해당 대출을 갚는 방식이다. 조기에 투자금을 회수해 투자기간 대비 내부수익률(IRR)을 높일 수 있어 PEF가 선호하는 투자 회수 기법이다.
이번 자금 회수 이후에도 경영권은 그대로 MBK파트너스에 남아 있게 된다. MBK파트너스는 2014년에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3500억원 규모 투자금을 회수한 바 있다. 이번 자본재조정이 마무리되면 인수 당시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펀드에서 나간 투자금 4200억원은 모두 회수하게 된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초 코웨이 지분 30.90%와 경영권을 주당 5만원, 총 1조1915억원에 사들였다. 이처럼 대출 규모를 늘려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가장 큰 동력은 코웨이의 주가 상승이다.

MBK파트너스가 코웨이를 인수한 2013년 1월 2일 당시 코웨이 주가는 4만3500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의 품에 안긴 후 경영이 안정된 데다 공기청정기 등 새로운 사업 부문 실적이 개선돼 코웨이 주가는 지난 3일 기준 8만5400원을 기록했다. 인수 시점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MBK파트너스 보유 코웨이 지분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 2조350억원에 달한다. MBK파트너스는 이미 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8300억원가량의 대출을 받은 상태로 이번 차환 대출로 대출금이 2000억원가량 늘게 된다. 이에 따라 코웨이는 올해부터 배당금 규모를 25% 가까이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MBK파트너스가 담보대출 규모를 늘린 만큼 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도 증가해 이자 대금 충당을 위한 유일한 수입원인 코웨이 배당금을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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