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새누리당 발걸음이 빨라지는 분위기다. 탄핵심판 이후 보수표 결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당명 개정과 대선후보 경선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이미 출마선언을 한 이인제 전 의원에 이어 6일 원유철 의원이 대선 출사표를 던진다. 이 밖에 김문수 비상대책위원, 홍준표 경남도지사,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기현 울산시장, 정우택 안상수 조경태 정진석 의원에다 황교안 권한대행까지 줄잡아 10여 명이 자천타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지난 1997년 신한국당 경선때 이회창 이인제 이홍구 이수성 이한동 박찬종 최병렬 최형우 김덕룡 등 '9룡'이 맞붙었던 때를 연상케 한다.
일종의 인해전술로 보수진영의 관심을 모으고, 동시에 개헌론과 대연정에 불을 지피면서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특히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는대로 후보 경선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하고, 경선 룰 마련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당명에 아예 '보수'라는 단어를 넣는 등 우경화 전략은 강화되는 모습이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보수의 힘'이 새 당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당 로고도 아예 태극기를 연상케 하는 식으로 만드는 방안도 나왔다. 새누리당의 이인제 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윤상현 조원진 김진태 의원 등은 지난 4일 청계천 광장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수층 결집에만 올인하는 우경화 전략에 대해선 당내에 우려 목소리도 있다. 이로 인해 5일 열린 주요 당직자 회의에선 5~6개로 당명을 다시 추려서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정강정책에서 '국민행복'이나 '창조' 등 박근혜정부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새누리당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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