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간편식 시장, 4년 새 50% 성장해 1조7000억원
입력 2017-02-05 15:42 

#. 40대 중반 직장인 이 모씨는 주말이면 가족을 위해 부대찌개, 청국장, 된장찌개 등 요리를 자주 만든다. 예전에는 아빠는 라면밖에 끓일줄 모른다는 핀잔을 들었지만 최근에는 부쩍 '인기'가 높아졌다. 인터넷만 뒤지면 간단한 요리 레시피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데다 양념 만들기 등 복잡한 조리법을 몰라도 사다가 끓는 물에 붓기만 하면 되는 즉석조리제품을 마트에서 다양하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가 1조7000억원대로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근길 마트에서 장을 본 다음 식탁에 간단하게 차리기만 하면 되는 간편식 시장이 늘고 '혼밥(혼자 먹는 밥)'이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으면서 편의점 도시락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결과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펴낸 '가공식품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으로 1조6720억원에 달했다. 불과 4년전인 2011년 1조1067억원과 비교해 51.1%나 성장한 셈이다. 간편식은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섭취식품', 단순 가열 등 약간의 조리 과정을 요하는 '즉석조리식품', 과일·샐러드 등 씻거나 잘라서 먹는 '신선편의식품'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전체 간편식 중 즉석섭취식품은 59.3%(9921억640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편의점 도시락 시장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혼밥족 증가에 함께 편의점 도시락 시장 규모는 2015년 1329억원으로 2013년(780억원)과 비교해 70.4%나 커졌다.
즉석조리식품도 4년 전보다 시장 규모가 53.2% 증가하면서 2015년에는 전체 매출액이 5834억원대로 높아졌다. 식품가공·보관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전통적인 카레·짜장 등에서 각종 탕·국·찌개·고기류 등 더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이를 가정 내 식사의 일부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40대 남성 기혼자의 선호도가 높았고, 1인 가구의 구매 빈도가 높았다. '한 달에 2번 정도 사먹는다'는 응답이 28.0%로 가장 높았다.
신선편의식품은 건강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출하액 기준으로 2011년 601억원에서 2015년에는 956억원까지 증가했다. 과일·샐러드류에서 닭가슴살·건과류·치즈 등으로 품목이 늘었고, 작은 양으로도 포장돼 나와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농식품부는 전세계적으로는 간편식 시장이 2015년 763억달러로 4년 전(844억달러)에 비해 9.6% 축소됐지만, 한국은 2010년 이후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해 계속 성장하는 단계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샐러드·과일류가 2011년 67억달러에서 2015년 74억달러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일본은 저열량 건강 도시락과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을 위한 배달 도시락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가정 간편식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등 체계적 정책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품질 좋은 국산 농산물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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